[리뷰] 타겟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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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비즈출판사"타겟티드 : 당신이 누른 ‘좋아요’는 어떻게 당신을 조종하는가 (브리태니 카이저 저/고영태 역)"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Cambridge Analytica) 사건
본 도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에 대해 알아야한다. 2018년 3월 세계를 들썩이게 한 사건으로 국내에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언론의 보도를 통해 접했다. 페이스북이 점점 유튜브, 인스타그램, 팟캐스트 등 다른 SNS에 비해 점점 위상이 밀리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당시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에서
무려 5000만명의 개인 정보가 영국의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라는 회사에 넘어갔다고 알려졌고, 유출된 개인 정보는 영국의 브렉시트, 2016년 미국 대선 등 정치 공작에 사용되었다고 알려졌다. 이로 인해 페이스북은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다.구체적으로 정보가 어떤 경로를 통해 유출된 것인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친것인지, 영국의 EU탈퇴에는 어떤 개입을 한 것인지 매우 궁금한 부분이 많았으나 거물들 간의 속내를 일반인이 알 수 있는 길은 요원하다.
그런데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서 3년 이상을 근무하며 위의 사건들과 연관된 핵심 업무를 수행했던 브래티지 카이저가 이 모든 전말을 담고 있는 책을 한권 출간하는데 그 책이 바로 이 도서이다. 그녀는 서문에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입사하게 된 과정부터 그들이 어떻게 광범위한 유권자들의 심리를 공작했는지를 밝히며 내부 고발자가 되어 저지른 잘못의 일부라도 만회하고자 책을 저술했음을 밝힌다.서양 엘리트 상류층들의 거래, 협상, 대화를 엿볼 수 있는 기회
본 도서의 핵심 내용은 대부분개인 정보의 유출과 그로인한 인권 침해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그 외에도 요소요소 볼만한 백미들이 듬뿍 담겨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엘리트 및 상류층, 권력층 사이에 오고가는 대화, 협상, 거래 등 현장감을 담은 생생한 커뮤니케이션과정이다.이를 통해 우리는 평소 듣기 힘든 권력층 사이에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을 엿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브리태니는 거의 모든 과정을 진솔하고 구체적으로 저술했기 때문에 흥미롭게 내용에 빠져들 수 있음은 물론 탁월한 협상 기법이나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하는 방법 등 다양한 스킬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영화 뺨치는 스케일
브리태니가 처음으로 협상을 따낸 나이지리아 권력자와의 정치공작 건을 시작으로, EU 역사상 유례없던 브렉시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및 당선 과정 등 세계 최고의 거물들과의 협상을 비롯해서 미국 전 국민의 개인정보 수집 과정까지 시종일관 소설을 읽는 것인지 현실의 팩트를 읽는 것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였다.그만큼 책이 독자를 빨아들이는 몰입도가 강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단기간 내에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아래 그림은
50개국이 넘는 나라의 정치 공작에 관여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와 계약을 체결한 고객들의 분포도이며 이를 통해 본 도서가 다루는 스케일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될 것이다.
저자의 생동감 넘치는 내면과 일상
책의 전반에 걸쳐 저자는 권력층의 개인정보 활용으로 부터 인권을 지키기 위해, 과거 자신의 잘못을 만회하기 위해 본 도서를 저술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하지만 그녀가 내부 고발자가 되기까지의 결정적인 요소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오너인 알렉산더와의 갈등이 주 원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보통 대의를 위해 책을 출간했다면 개인의 사적인 판단과 감정은 몰래 숨겨둘 법도 한데 그녀는 그 모든 과정을 여과없이 진술하게 서술하고 있다.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일을 처음으로 시작하고, 남자친구와 시시콜콜한 데이트를 하는 장면, 부친이 수술하며 심적으로 고생한 사연 등 개인적으로 밝히고 싶지 않은 사건들과 그로인한 심경의 변화를 최대한 자세히 언급한다.
이런 진솔한 기록들이 한 개인의 심리를 들여다 보게 해주고 대외적으로 연결됨으로서 당시의 상황이 명확하게 이해되어 이 또한 읽는 재미를 가져다 준다.
그 외 내부 고발자로 변모하며 불안했던 심경의 고백, 데니얼 엘즈버그 등의 선례를 통한 자신의 위험 정도를 파악하고 미래를 대처하는 모습 등 보통 배짱이 두둑하지 않고는 일반인들은 움직일 수 없는 처신, 수많은 유권자의 데이터가 수집되기까지의 과정, 축적된 개인정보를 모델링하여 어떤 방식을 통해 정치 공작에 활용되었는지 등 앞서 언급한 흥미유발적인 요소 외에도 이 책은 제법 많은 인사이트 및 지식을 얻게 해준다.
때문에 AI, 데이터 사이언스에 관심이 많은 학자, 전문가는 물론 기획자, 정치인, 법률 종사자에 해당하는 독자분들 또한 제법 유용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기회이므로 반드시 일독을 권하고 싶다. 그 외에도 본인의 개인정보가 어떻게 악용될 수 있는지 궁금한 분들, 하다못해 지식이 필요없어도 왠만한 소설과 영화보다 재밌게 빠져들 수 있는 몰입을 경험하고 싶은 독자분들께도 추천을 권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