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일본 경제 30년사


에이지21 출판사의 "일본 경제 30년사(얀베 유키오 저/홍채훈 역/홍춘욱 감수)"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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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는 우리 경제의 미래인가?

20여년 전 부터 노령 인구의 증가와 내수시장의 침체, 주택시장의 붕괴 등의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일본의 경제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었다. 당시 약 10년 정도의 격차를 벌여가며 일본을 따라잡고 있는데 90년대 초 일본이 그랬듯 우리도 이제 곧 일본의 전철을 밟게 될 것 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행인 것은 최근 우리의 GDP가 일본을 추월한 적도 있고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느려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조금씩 발전하고 있고, 특히 최근 코로나 발병에 대한 완벽에 가까운 통제로 OECD 국가 중 경제 성장률이 최고 수준으로 예측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미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는데는 어느정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고 인구수나 경제구조가 완벽히 동일하지도 않다는 점, 더욱이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일본의 경제 정책이 이미 우리 노선과 다르다는 점에서 굳이 일본 경제의 미래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을까?

완벽히 동일한 행보를 걷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과거를 짚어보는 것은 충분히 의의가 있다. 그들의 정책이 실패했다면 그 안에서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지혜를 뽑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본 도서는 가계 구성원인 우리 개개인이 살아갈 방향 혹은 경제의 어려움 속에 헤쳐나가야할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진 않는다. 보다 시야를 넓혀 국가 경제 및 거시 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외식 쪽집게 예측 혹은 대비책을 알려주지 않는 것에 대해 약간의 아쉬움이 있을수도 있으나, 이미 그런 책들은 시중에 널리고 널렸다.

게다가 그 누가 정확한 미래를 예견할 수 있단 말인가. 어차피 향후 경제에 대한 판단은 각자의 몫이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것은 여러 경제관련 서적 및 자료를 접하고 인사이트를 갖춰 대비하는 일 뿐이다. 더욱이 정책은 시간이 변할수록 살아 움직이고 변한다. 그 변화는 장기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그 속에 우리가 살 길이 숨어있기에 국가 경제 정책을 파악하고 과거 선례를 분석하여 가계와 개인에게 미칠 영향력을 배워두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본 도서의 가치를 꼽으라면 한 국가의 거시 경제지표를 볼 줄 아는 시각을 키울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에 따른 정부의 정책이 잘되든 잘못되든 우리 한 몸 정도는 처신할 수 있는 혜안을 갖추게 해준다는 점이다.

이 책의 첫 장은 유명 이코노미스트 홍춘욱 님의 감수의 글에서 시작한다. 거시경제나 국가의 경제 정책은 일반인들에게 결코 쉬운 내용이 아닌 바 앞으로 본 도서에서 이어질 내용을 전문가의 눈으로 요약해주는 효과가 있어 내용을 미리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더불어 GDP Gap과 같은 거시경제 지표를 친절히 설명함으로써 차후 이어질 내용에 대해 어느정도 선행 학습하는 듯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아래 그림을 통해 예를 들어보자. GDP Gap과 소비자 물가 상승률 추이가 거의 비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GDP Gap과 물가

공식으로 표현하자면 GDP Gap = 실제GDP - 잠재GDP이 성립한다. 잠재GDP란 국가가 생산할 수 있는 Capacity를 의미하는데 이 지표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생산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음에도 생산을 하지 않았음을 의미하므로 디플레 시기임을 확인 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당연히 물가도 내려가게 되어 두 지표는 서로 비례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어지는 내용을 요약하자면 Part1에서 주요 경제지표를 중심으로 일본의 경제가 30년 간 어떻게 변화했는지 간단히 설명한다. 이어지는 Part2에서는 앞서 다룬 경제상황의 변화를 정책 및 사회적 측면과 결부지어 서술한다.

버블붕괴를 시작으로 하시모토 내각과 고이즈미 내각이 추진했던 구조개혁이 미친 효과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어 민주당 정권이 붕괴되어 가는 과정을 서술하며 그들의 소비세 증세에 대해 비판한다.

마지막으로 현 아베 정권의 이른바 아베노믹스의 실패를 되짚으며 과거의 정책들을 근거로 현 정책의 문제점을 강력히 지적한다.

일본의 정부 부채 수준은 심각한 것이 사실이나 그럼에도 그리스와는 달리 가계에는 돈이 남아돌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아직까지도 일본 경제에는 강력한 힘이 있음을 강조한다. 다만 현 정책이 일본 경제의 부활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점에 따끔한 일침을 날린다.

본 도서 덕분에 국가 경제에 대해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 더불어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가시적으로 볼 수 있어서 경제 지식 수준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겉으로 아무 하자 없어보이는 정책 하나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거대한지, 그 일련의 과정을 상세히 짚어볼 수 있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국가적 차원에서 재정 건전성을 높이겠다고 주장하면 일반인들 중 누가 이 정책이 잘못 되었다 하겠는가? 단어에 내포된 건전성이라는 깨끗한 이미지만으로도 정책에 반대를 표하는 이는 많지않다. 하지만 일본은 지난 30년간 재정 건전성을 위한 구조개혁 및 소비세 인상을 단행하였고 그 결과 일본 경제의 침체는 물론 고질적인 디플레로부터 쉽게 헤어나오지 못했다. 무리한 경기 부양책은 일본 정부를 빚더미에 앉게 했으며 GDP대비 부채 수준은 OECD 다른 국가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 금융자산구성
부채

거시 경제를 볼 줄 아는 눈을 키우고, 그에 따른 국가 정책이 현실에서 어떤 모습으로 효력을 발휘하는 지, 나아가 우리 개개인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어떤 경제적 활동을 대비해야 할지 인사이트를 얻고 싶다면 본 도서를 읽어보실 것을 권유드린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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