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당신은 타인을 바꿀 수 없다



동양북스 출판사의 "당신은 타인을 바꿀 수 없다(코르넬리아 슈바르츠, 슈테판 슈바르츠 저/서유리 역)"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표지


몇년 전 데일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고 크게 두가지에 놀랐다.

하나는, 상대방은 절대 내가 원하는대로 변하지 않는다는 것.

다른 하나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싶어한다는 것.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의 제목 당신은 타인을 바꿀 수 없다과 유사하다. 제목이 말하는 바와 같이 당신이 아무리 비난하고 원하는대로 움직이게 하고 싶어도 상대방을 바꿀 수는 없다. 책의 제목 덕분에 보자마자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우리 주위에는 늘 훌륭한 교훈이 넘치는데 반해 너무 많이 화자되거나 유명해지는 바람에 그 숨은 진가를 알아보지 못하는 말들이 있다. 손자병법의 “싸우지 않고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百戰不殆)”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싸우지 않고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이라는 말을 들으면 이젠 너무 익숙해져 수학 공식을 들은 듯 반대편 귓구멍으로 빠져나가기 쉽다. 혹은 누가 모르냐,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문제인 것이라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이 진정한 의미는 싸울일을 만들지 않거나 싸우게 되기 전에 미연에 방지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병법에서 나왔다고 전쟁에서만 요긴한 말이 아니라 사람 관계에서도 매우 중요한 말이다. 흔히들 상대와 다투게 되면 사이다 느낌을 받길 원하겠지만 사실 싸울만한 상황이 안생기도록 만드는 것이 더욱 현명한 것이며 혹은 상대가 내가 원하는 것과 반대로 행동할 생각조차 못하게 할 수 있다면 더욱 뛰어난 방법이라 할 것이다.

지피지기 백전불태도 마찬가지로 사람 관계에서도 너무 의미있다. 무리에서 살아가는 이상 관계를 맺고 그 과정에 갈등이 생기는 것은 피할 수가 없는데 이를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그 전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하고 구체적으로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의외라고 생각하겠지만 우리는 보통 화를 낼 때 정말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의내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구구절절 책과 무관한 얘기를 늘어놓은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이 바로 이 책의 핵심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언급하자면 처음부터 오해와 다툼을 방지하는 대화법, 상대방의 시각으로 대화를 진행하는 법, 공감의 능력과 미러링, 상대방의 행동과 특성을 더 명확하게 인지하는 법, 내면의 욕구를 파악하는 법에 대해 다룬다.

사실 책 제목에 강력하게 끌렸음에도 두 저자에게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한 단어 때문에 약간의 거부감이 들었다. 바로 NLP(Neuro-Linguistic Programming, 신경 언어 프로그래밍).

최근 감명깊게 읽은 실험실의 쥐(Lab Rats)라는 책에서 저자 댄 라이언스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NLP란 사람의 마음에 대한 이론을 바탕으로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법을 의미하는데 컴퓨터공학이나 프로그램 엔지니어링 기법에서 착안하여 뇌신경 작용이나 감정기작 등을 분석하고 바꾸고자 노력하는 학문이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시점에서는 그저 기우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댄 라이언스는 실리콘밸리와 같은 기업에서 NLP를 활용해 직원들을 통제하고 직장 생활을 힘들게한다고 비난하였는데 효용이 그만큼 뛰어나기에 기업들이 활용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즉, NLP는 쓰임에 있어 잘잘못을 가릴수는 있어도 효용 자체로는 상당히 검증된 방법인 듯 하다. 두 저자는 NLP에 기반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상담 치료를 담당하고 있기에 관련 기법들이 본 도서의 상당부분 언급된다.

본 도서는 보통 각 조언에 대한 개요를 서술한 후 연습해보기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실천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더불어 BAD CASE의 실제 상황을 제시한 후 언급한 방법을 적용하여 GOOD CASE의 사례와 같이 개선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각 조언별로 구체적인 사례가 제시되므로 일상생활에 적용하고 실천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는 점이 백미라 할 수 있겠다. 아래 그림은 이와 같은 구성의 일례로 아이와의 갈등이 발생되는 일상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연습해보기
BAD CASE
GOOD CASE

더불어 저자가 주장하는 것이 정말 옳은지 의문이 들 때마다 독자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에게 같은 질문 받았던 사례 및 그에 대한 대답이 나온다. 계속된 살아있는 검증이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책의 내용이 충분히 객관적인지 판단하는 두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인용이고, 다른 하나는 반례(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두가지 측면에서 만족스럽게 구성되어 있어 충분히 일반화되었다 생각했다.

타인을 바꿀 수 없다는 대전제에도 불구하고 결국 우리는 상대가 원하는 것을 간파하여 원하는 것을 얻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그동안 몰랐던 책에서 얻은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인상깊었던 방법을 정리하며 본 리뷰를 마칠까 한다.

  • 상대방의 기분이나 상황을 파악하는 방법(공감적 미러링, empathic mirroring)
    • 신체언어 : 편히 누워있는 자세, 손가락질 등
    • 목소리 톤 : 음역대의 높낮이
    • 표정, 말
  • 공감 능력이 사라지는 이유
    • 거울뉴런 = 공감세포 = 공유 생리 현상은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한다.
    • 공감 능력은 1970년에 비해 40%나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 기술과 지적능력은 점점 발달하지만 인간 관계는 점점 아이처럼 행동한다.
    • 타인과의 거리를 두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것이라 여기고 스스로를 우선순위에 두며 미러링을 차단하곤 한다.
    •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자신의 상태에만 초점을 맞추도록 시스템화한다.
    • 급변하는 세상속에 시간적 여유가 없어 짧은 시간에 질 나쁜 대화가 유도된다.
    • 선입견에 지배되거나 무관심하다.
    • 어린시절에 문제가 있거나 안 좋은 추억도 한 몫한다.
  • 공감대를 형성하는 단계
    • 1.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 2.상대의 기분은 어떤가?
    • 3.감정이입 후 미러링한다. : 행동, 말투, 표정, 목소리를 따라해보며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한다.
    • 4.내가 원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 5.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 누구나 원하는 것들 : 인정받고 싶다 / 소속감을 느끼고 외롭고 싶지 않다.
    • 함께 발 맞춰 걷는것만으로도(같은 자세) 더욱 신뢰한다.
    • 설득하려 하지말고 그냥 공감하라.
    • 이해할 수 없어도 존중할 수는 있다.
    • 상대도 당신을 미러링하는지 살펴본다. 그렇지 않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비슷한 행동, 표정, 말투로 공감하고 있다는 신호를 더욱 강화해본다.
    • 경청한다. 상대의 눈을 통해 컨디션을 살핀다. 지금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먼저 생각해본다.
    • 상대방이 감정을 충분히 표현하게 하라.
    • 목소리
      • 두려우면 꽉 막힌듯한 목소리가 나오고, 분노하면 목소리가 떨린다.
      • 음역(높낮이), 음색, 속도, 호흡(간격)을 파악한다.
    • 상대방과 나의 자세가 비대칭인지 확인하라.
    • 말할 때 자주쓰는 단어를 파악하고 언급해보라.
    • 상대의 가치관을 판단할 수 있는 말에 집중하라. 특히, “나”라는 단어가 등장하면 더 귀를 기울인다.
    • 설득하지 말고 스스로 움직이게 만들어라.
    • 사고 필터에 따라 대화 전략도 달라진다.
      • 크기필터 : 세부적인 대화인지? 총체적인 대화인지?
      • 방향필터 : 목표가 초점인지? 피하기 위함이 초점인지? 보상 vs 문제해결
      • 시간 지향 필터 : 과거에 그랬으므로 앞으로도 동일한지? 이 순간이 앞으로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 매칭 필터 : 익숙한 것만 받아들이는지? 비판적인 태도 부터 취하는지?
    • 불편한 대화를 벗어나는 방법 : 칭찬, 질문(상대방의 관심사, 함께 경험한 것들, 목표를 정하고 질문하기)
  • 나를 알기 위한 조언
    • 표정과 신체 언어로 나의 이미지를 구축하라.
    • 말할 때 어떤 단어를 자주 쓰는가?
    • 우리는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
      • 기쁨, 슬픔은 뇌의 화학적 패턴
      • 조건반사 : 첫사랑에게 실연당한 시절의 노래는 우리를 그때 저장된 감정으로 인도한다. 조건 반사를 깨뜨린다면 아마도 노래를 끄거나 바꿀 것이다.
    • 비난을 받아 상처입을 때
      • 타이밍 : 뜸을 들여 시간을 번다.
      • 공감적 미러링 : 상대의 자세와 동일한 자세를 취하며 미러링 한다.
      • 객관적인 주장을 통해 통합적으로 해결한다.
    • 영혼의 쓰레기 비우기(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
      • 나를 열받게 하는 그 인간을 떠올린다.
      • 분노인가? 짜증인가? 불쾌인가?
      • 감정이 어디에 자리잡았는가? 배? 심장? 등?
      • 어떤 냄새인가? 어떤 색깔인가? 어떤 질감인가?
      • 감정을 손으로 잡아 끄집어 낸 후 상상속의 창문을 열고 던져버리거나 손에 바람을 불어 멀리 날려보낸다.
    • 상대할 가치가 없는 사람 : 심리조정자(희생자, 구조자, 추적자, 가스라이팅),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등

끝으로 역자 서유리님께 감사드린다. 번역서를 읽다보면 가끔 차원이 다른 경지의 훌륭한 번역 덕분에 저자가 외국인인지 한국인인지 혼동될때가 있는데 본 도서도 그러했다.

사람, 직장, 관계때문에 갈등을 겪는 분이나 사람 자체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은 이 책이 삶에 있어 훌륭한 솔루션이 될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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