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설득의 12가지 법칙



웅진지식하우스 출판사의 "설득의 12가지 법칙(김시래 저)"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표지


본 도서는 농심 기획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광고 및 기획 분야 30년차 마스터의 실전에서 적용할 수 있는 설득의 법칙이 담겨 있다.

“S-OIL 좋은 기름이니까.”, “브라보 유어 라이프” 광고를 모르는 분은 별로 없을 것이다. 저자는 그 유명한 광고들을 만드신 분으로 본 도서에는 최고의 광고가 탄생하기까지의 실전에서의 설득의 과정은 물론 그런 성공을 가능케 한 저변에 녹아있는 설득의 이론, 철학, 심리학, 방법론이 모두 녹아있다.

인문학이 우리 삶에 중요한 관심사로 자리 잡은지 어느덧 10년이 넘었건만 아직도 그 안에 담긴 진의에 관심있는 사람은 적은 듯하다.

먼저 나를 이해하고,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인정하고 원하는 것을 알고 함께 나아가기 위한 일련의 과정들을 위한 방법, 절실함들이 인문학의 정수로 받아들여지기 보다는 교양 있어 보이는 트렌드, 제품이나 서비스에 녹일 꺼리를 찾아 해메는 상업적인 관점이 주류가 되어버린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스스로를 다독가라고 말하긴 약간 쑥쓰럽지만 책을 정말 좋아한다. 경제적으로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집에는 1000권이 넘는 장서가 있다. 하루 평균 책 1~2권을 읽는다. 보통 읽은 책중에서 절반은 개인 블로그 혹은 YES24 블로그에 리뷰를 남긴다.

IT 분야에 몸담고 있기에 쌓아온 지식을 활용해서 책을 만드는 베타리딩 과정에 참여하기도 한다. 벌써 20권이 넘게 참여한 것 같다.

적어도 한달에 하루 정도는 10시간 이상 시간을 따로 내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오프라인 서점에 방문하고 눈에 띄는 변화를 체크하기도 하고 그동안 못 보던 책들을 기웃거리기는 취미도 있다.

출판 관계자도 아니고 작가도 아니지만 단지 책을 좋아하는 덕후인지라 언젠가는 꼭 책 한 권 써보는 것이 삶의 목표이다.

구구절절 관심도 없을 독서광 취미를 언급하는 이유는 이어질 말에 대한 객관성을 조금이나마 확보하기 위함이다. 본 리뷰를 읽어주시는 분께 한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각종 서점에서 흥행하는 베스트셀러는 멋진 내용을 담고 있어서 베스트 셀러가 아니다. 단지 쉽고 공감이 잘 되기 때문이다.

인문학을 필두에 언급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자본주의의 특성상 모든 힘의 근원지는 돈이다. 그래서 베스트 셀러에도 영향을 미친다. 베스트셀러를 폄하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수십년간 책을 사랑하는 이로써 보다 가치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들은 정작 소외되기 일쑤고 소중한 가치와 경험을 전달해주시는 저자 분들에게 소정의 인세도 돌아가지 않는 현실이 답답하다.

더욱 답답한 것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좋은 책을 선별하기 더 어려워진다는 점과 AI 등 최신기술의 등장으로 우리에겐 시간은 점점 부족하다는 것이다. 독서의 세계에 입문하고자 기웃거리는 독자들도 결국 시간내어 허리 아프게 읽었음에도 큰 변화도 없고 이렇다할 노하우를 얻지 못해 떠나가는 모습들이 안타깝다.

그나마 읽힌다는 베스트 셀러 책들은 대부분 공감되는 측면에서만 Top에 드는 책들이 난무하다. 정말이지 공감 하나는 기가막히다.

마치 힘든 내가 저녁에 정말 보고 싶었던 친구와 연인을 만나 술 한잔 기울이거나 맛나는 음식을 먹거나 멋진 야경을 보면서 속 시원하게 스트레스를 털어놓고 그들은 나를 위로해주는… 그런 느낌이 드는 책들이 많다. 하지만 다음날 깨면 머리도 아프고 해장도 필요하고 다람쥐 챗바퀴 도는 일상은 여전하다. 한마디로 해결책이 없다.

본 도서는 요즘 서적 중 흔치않은 해결책이 있는 귀한 책이다.

책을 그토록 많이 읽어왔지만 아직도 책표지, 서론, 판쇄수, 추천사, 리뷰, 제목, 목차 등의 일부 요소로는 감히 책을 판단하기 어렵다. 그동안 쌓아왔던 경험적인 패턴으로 일부 거르고 선택하지만 사실 내 패턴에 얼마나 많은 편향이 존재할지는 모르는 일이다. 때로는 그놈의 패턴이 명저를 뒤늦게 읽게하거나 평생 인연이 되지 못하도록 훼방하기도 한다.

이 책도 그런점에서 묘한 책이다. 일단 표지 디자인이 베스트 셀러와는 거리가 멀다. 뭔가 베스트셀러의 느낌이 나는 - 알맹이가 부족한 - 고수, 법칙, 마스터, 30년차 와 같은 단어가 보인다. 적어도 내 선입견에 본 도서는 읽지 말아야 하는 도서이다. 하지만 그간 책을 열심히 읽었던 덕분일까 목차를 읽고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리뷰를 나름 정성들여 작성하고 특히 배운 내용을 반드시 요약하는 편이다. 나중에 시간이 없을 때 요긴하기 활용하기 위한 순전히 개인적인 목적이다. 개인 블로그에 자주 방문해주시는 어떤 분은 리뷰가 그렇게 길면 사람들이 자주 들어오지 않는다고 충고해주신 분도 있다. 하지만 난 반드시 배운 내용을 리뷰에 적고자 노력하는 편이다.

안타깝게도 본 리뷰에는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 파트가 없다. 이 책을 읽는데는 3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게다가 일상의 내용을 담고있어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1회독만으로 책에서 배운 내용을 정리하기엔 저자의 30년 내공이 버티고 있고 유명 철학서를 근간으로 하고 있으며 내가 고민하는 일상과 합리적인 연결에는 아직 내공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배운 내용을 따로 정리하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본 도서가 얼마나 삶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로 가득한지, 얼마나 재미있는지, 얼마나 유익한지, 얼마나 그동안 몰랐던 것들을 알게 해주었는지 강조하는 내용들로 채울뿐이다. 언젠가 일정 수준 이상의 깊이가 채워진다면 개인 블로그 내 별도의 프스팅으로 유익한 글을 작성해보는 것으로 대신하려 한다.

다시 인문학의 본질로 돌아가려 한다. 일찍이 데일카네기의 인관관계론을 읽고 사람과 그 안에서 형성되는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 덕분에 설득의 심리학, 프레임, 당신은 타인을 바꿀 수 없다와 같은 심리학의 유명 도서를 즐겨 읽어왔다. 그 안에서 배운 것들이 그저 내 안의 갇혀버린 지식으로 끝나지 않도록 가족, 지인, 직장 동료들에게 실천하고자 노력했다.

덕분에 삶이 풍요로워지고 사람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하였으며 원하는 것들도 상당수 이룰 수 있었다. 그럼에도 실천으로 녹이기는 여전히 힘든데 아마도 내 그릇의 문제인 듯 하다.

보다 실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Tip이 필요했다. 술 한 잔 기울이며 곁에서 자신의 인생을 녹여 특강을 해주는 선배가 필요했다고나 할까. 그것도 한 분야에서 줄기찬 노력으로 성공도 이뤄보고 가시밭길 속에서 묵묵히 인생의 역정도 견뎌 본 정년 퇴직하신 환갑 이상의 연배인 분이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별 볼일 없는 내 인생에 이런 지인이 있을리가 있나. 있긴 있어도 그저 그런 평범한 한 사람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일만큼 한가한 분들이 아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그동안 찾고 있던 대 선배님을 뵙게 될 줄이야.

읽는 내내 감동은 물론 내가 그동안 모르는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본인의 인생을 녹여 상세하게 설명해 주셨다. 깨달음의 즐거움에 읽는 내내 행복했고, 속도 너무도 시원해졌다. 본인의 시골 마을을 언급하거나 다낭으로의 여행 일화가 소개될 때면 뭔가 모를 추억의 향수에 젖기도 했다.

아웃라이어라는 책에서 화자되어 유명했던 말콤 글래드웰의 1만 시간의 법칙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무려 3만 시간 이상의 내공을 쌓은 고수이며 대기업의 대표 이사에까지 오른 한 분야의 마스터이자 대학 교수님이기도 하다.

광고가 난무하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이런 화려한 수식어구들은 가끔 의심을 사게도 하지만 유사한 도서들을 다독하고 본 도서를 다 읽은 독자로써 이 책은 오히려 내용에 비해 겸손한 수식어구로 소개된 책임을 알려드리고 싶다.

위에서 열거한 명작들을 여러번 읽었음에도 쉽게 채워지지 않았던 궁금증들이 있다. 예를 들면 상대방의 마음을 읽기 위해 노력하는 방법을 들 수 있겠다. 이제 방법론 정도는 알고 있었기에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자 매우 노력하였다.

이런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막상 일상에 적용해보니 정말 쉽지가 않다. 전혀 상대의 의도나 마음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나마 눈치밥이나 입장 바꿔 생각하기등의 스킬덕에 약간은 보이기 시작했지만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괜히 있는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 이유를 이 책을 읽으며 알 수 있었다. 내가 읽는 책에는 편향이 있다. IT분야의 책, 실용적인 책이 그것이다. 지극히 실전적이고 실용적이어야 하며 반드시 효과를 보는 책을 즐겨 읽는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문학이나 소설은 등한시 하는 편이다.

사람은 각기 다른 경험과 기억을 가지고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지극히 자기중심적이며, 사람이 가진 기억은 왜곡 그 자체이고, 설득의 관점에서는 욕망과 오류 투성이이다. 현재의 그 사람의 성격이 형성되기까지 각자가 경험은 너무나도 다르다. 책에서 언급한대로 점 하나가 어떤이에게는 구두점으로 어떤이에게는 껌딱지로 보이는 것이다.

이때 문학 서적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각기 다른 주인공들의 삶의 배경을 통해 간접 경험이 가능한것이다. 그간 문학서적은 기술 분야의 창의성을 돋구려는 목적으로만 읽고 그 외에는 멀리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지식은 역시 어떤식으로든 모두 연결되는 듯 하다.

본 도서의 가장 큰 백미는 그동안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설득에 관한 이론들이 지극히 실전적이고 일상적인 수준의 일반인들의 눈높이에 맞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어찌보면 광고계만큼 설득이 실전적으로 필요한 곳은 없다. 단 몇 초의 영상, 단 한 컷의 이미지로 소비자의 구매욕을 돋궈야 한다. 게다가 저자의 표현대로 소비자 이전에 광고주와 상급자의 설득이 전제된다.

덕분에 그 동안 이론의 세계에 둥둥 떠있던 지식들이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지혜로 바뀌는 신비한 경험이 가능했다.

세상 모든 일은 사람과의 관계로 이루어진다. 갓난 아이부터 연로하신 노인분들까지. 그런 의미에서 본 도서는 누군가와는 함께 살아갈 여러분을 위한 설득과 인간 관계를 위한 최고의 실전서로 추천드리고 싶다는 말을 전하면서 본 리뷰를 마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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