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로봇 스쿨



프리렉 출판사의 "로봇 스쿨(캐시 세서리 글/김의석, 임성국 공역)"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표지


본 도서는 아이와 함께 20가지의 흥미로운 로봇을 만드는 방법을 다룬다.

코로나의 여파로 인해 아이와 함께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 개인적으로는 주로 책을 읽고 리뷰를 작성하는 편이다. 더불어 AI에도 관심이 많아 딥러닝으로 모델을 개발하거나 통계나 수학을 공부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아이에게는 흥미로운 놀이 방법을 알려주지 못해 내심 미안한 감이 들었다.

스스로의 취미인 AI나 어른의 독서를 알려주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본 도서를 만난것은 행운이었다. 무엇보다 AI와 책이라는 주제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아이와의 접점을 찾았다는 것이 기뻤다. 다루기 어려운 주제임에도 친숙한 만화같은 삽화가 지면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아이가 로봇의 난이도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첫 페이지엔 로봇의 역사 연표가 등장한다. 무려 기원전 200년 전부터 중국에 황제를 위한 기계 연주 장치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다음으로는 로봇을 만드는데 필요한 지식인 STEM, STEAM이 소개된다.

  • STEM : Science + Technology + Engineering + Math
  • STEAM : Science + Technology + Engineering + Art + Math

이 책에는 간단한 로봇을 만드는 20가지 방법이 소개되어있는데 그 중 절반은 당장 실습을 할 수 있어 좋았다. 보통 로봇을 만드려면 값 비싼 키트를 사야한다. 일일이 전 부품을 만들면 좋겠지만 시간도 부족하고 상당한 비용이 필요할 뿐더러 무엇보다 그런 부품들을 만들 수 있는 시설이 가정에 있을리 만무하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주변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로봇을 만드는 예제들이 이 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로봇 키트는 자칫 창의성을 방해할 수 있다. 알파고가 등장하고 AI 추천 시스템의 성능이 뛰어난 세상이지만 아직까지 강(强) 인공지능이나 이를 탑재한 로봇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래에 로봇이 어떤 형태일지 아무도 모르는데 키트와 같은 구성은 아두이노, 라즈베리파이 등과 같은 획일화된 특정 부품을 활용해야만 한다는 고정관념을 아이에게 심어주기 쉽다. 일단은 순리 그대로, 자연 그대로 우리 주변에 널린것들의 용도를 생각해볼 줄 아는 안목을 키워주고 싶었다.

전자 부품. 즉, 인위적으로 1차 가공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세상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특히 마음에 들었다.


“들어가며” 파트에는 재료를 구하는 방법이 소개된다. 가급적 폐부품이나 주위의 널린 재료들을 활용할 것을 안내한다. 최대한 비용을 줄여주려는 노력이 보인다. 다음으로 캐패시터나 고글 등 안전과 관련된 장비가 소개된 후 특정 장치가 로봇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흥미로운 순서도를 통해 로봇의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1장에는 로봇 공학의 발전이 소개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2살에 만든 로봇기사부터 방직기, 천공카드 계산기, 무선송신기, 튜링테스트 등 역사의 흐름속에 굵직한 기계들이 소개된다. 아는 지식과 검색을 통해 부연설명을 하니 아이의 눈이 꽤나 반짝였다. 돌아오는 질문들이 날카로웠는데 아이들의 세계에는 고정관념이 없는 듯 하다. 덕분에 아이의 안목이 꽤나 넓어진 듯 했다.

더불어 웹 캠과 같은 가정용 로봇, 마인드 스톰즈 장난감 로봇, 전자악기 테레민을 비롯한 예술용 로봇, 인공 달팽이관 의료용 로봇, 산업용 로봇 유니메이트, 군사용 무인기 드래곤아이, 지구 화산 탐사용 단테2호, 우주 탐사용 큐리오시티 등의 분야별 로봇들이 소개된다.

하나하나 심오한 과학의 원리와 자연의 이치가 담겨있기에 하나의 주제를 설명하는데만 하루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종류별로 하나의 예제만 소개하는데도 우주에 관심 많은 아들이 던지는 수많은 질문들 - 화산이 그렇게 뜨거운데 로봇은 왜 안타는지, 인공 달팽이관이 어떻게 소리를 두뇌로 전달하고 그 신호를 어떻게 두뇌가 해석하는지 등 -의 향연이 벌어졌다.

답변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한번 답을 듣고 나면 그만큼 아이의 안목도 넓어지는 듯 했다. 혼자 우주 책을 펴고 곰곰이 책을 읽는다던가 창밖을 보며 질문을 하는 등 발전적인 모습이 보여 매우 뿌듯했다. 확실히 그냥 공부보다는 주위의 현상과 이치에 대한 궁금증이 아이를 성장시키는 듯 하다.


2장에서는 로봇의 겉모습과 종류별 다른 소재들이 소개되고 아주 쉬운 실습을 진행한다. 아래 그림은 프러버와 비슷한 로봇 피부를 만드는 실습이다. 프러버1
프러버2


3장에서는 로봇을 움직이게 하는 액추에이터를 설명한다. 모터, 태양전지, 배터리 등이 에너지를 변환하는 과정이 설명되는데 이 부분은 정말 설명하기가 어렵다. 성인도 쉽지 않은 영역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들 입장에서는 이 파트에서 가장 호기심을 느끼는 듯 했다. 전기에너지가 어떻게 자기장으로 변하는지, 왜 변화시켜야 하는지에 관심을 가졌다.

아래 예제는 태양전지를 활용해 뒤뚱거리는 로봇을 만드는 예제인데, 꼭 만들고 싶었으나 아직 재료를 구하지 못해 설명만으로 그쳤다. 아쉽지만 간혹 재료를 구하기 힘든 예제도 숨어 있다. 뒤뚱로봇1
뒤뚱로봇2

대신 아래 예제는 쉽게 재료를 구하고 만들 수 있다. 이렇게 간단한 예제로 중력의 원리도 설명하고 로봇이 두다리로 걷는 것이 왜 어려운지, 우리 몸이 균형잡는 것이 사실 얼마나 어려운 과정인지 설명할 수 있어 유익했다. 보행로봇1
보행로봇2


4장에서는 로봇이 일하는 방법인 이펙터에 대해 다룬다. 로봇의 자유도라는 개념을 처음 알게되었는데 X, Y, Z 3차원의 3개 축과 축에 대한 기울기인 롤, 요, 피치 등 3개 축이 존재하여 기본적으로 자유도 6을 가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일상을 이렇게 법칙화한다는 점은 아이에게 또 다른 시각을 불러일으킨 듯 했다.

여기서는 로봇 팔 만들기 예제가 유용했다. 자유도의 개념을 구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고, 펌프나 관절 등의 개념이 소개되기 때문이다. 로봇팔1
로봇팔2


5장에서는 센서에 대해 다루는데 소나, 레이더 및 라이더, 가속도계의 원리를 배울 수 있다. 특히 압력 센서는 생각보다 매우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내용은 다소 빈약한 편이므로 이 부분은 아두이노와 같은 IoT 장비를 활용하면 좋을 듯 하다.


6장은 프로그래밍에서 AI까지를 다룬다. 로봇이 생각하는 방법인데 부울 논리나 기호학, 논리학의 개념이 소개되어 있어 사고력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프로그래밍으로 밥먹고 살고 있기에 다른 장에 비해 설명하기 다소 수월했다.

Python의 turtle 모듈을 활용해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구현하는 예제도 나오는데 설치 방법이나 프로그래밍 방법은 생략되어 있어 다소 아쉬웠다. 처음 하는 분들은 따라하기 힘들 듯 하다. 대신 아래 예제와 같이 모눈종이에 그려가며 프로그래밍의 메커니즘과 동작방식을 익힐 수 있다. 거북이1
거북이2


마지막으로는 AI와 로봇의 미래에 대해 설명한다. 앞으로 아들이 무엇을 만들면 좋을지, 아직 아무도 만들지 못한 것은 무엇인지, 뛰어난 세상의 로봇공학자는 누가 있는지 설명할 수 있는 장이다.

더불어 각종 유용한 로봇 관련 사이트 URL이 정리되어있다. 그 중 관심있었던 몇개의 URL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본다.


앞서 언급했듯이 본 도서는 일상의 재료를 활용하여 로봇을 만듦으로써 창의성에 제약이 생기지 않는다는 점, 로봇에 친숙해질 수 있는 구성 방식과 다양한 예제를 실습하며 숨은 자연의 이치를 알려준다는 두가지 측면에서 매우 유용한 도서라 생각한다.

원리에 대한 설명이 다소 부족하거나 간혹 구하기 어려운 재료를 활용해야 하는 실습 예제들로 인한 약간의 아쉬움도 있지만 아이가 로봇의 세계로 첫발을 딛기에는 훌륭한 교재라고 생각한다.

AI와 양자 컴퓨터, 우주 공학이 점차 현실화 되어가며 우리 아이들의 곁에는 항상 로봇이 있을 세상이 멀지 않은 듯 하다. 로봇에 친숙해짐은 물론 각종 자연의 이치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진 시대이니만큼 본 도서를 통해 아이와 함께 로봇에 대해 알아가기를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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