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공식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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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숲
출판사의"공식의 아름다움 (양자학파 편저/김지혜 역/강미경 감수)"
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수학, 과학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현 세상을 움직이는 위대한 공식이 탄생하기까지의 역사와 원리
를 담은 책으로 전 인류사에 걸친 천재들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단 한 권의 책에 응축되어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장점은 2가지가 있다. 우선 수학과 과학으로 대표되는 진리 탐구의 과정에 승선하기까지 훌륭한 징검다리
역할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책의 제목에 포함된 공식이라는 단어에서 거부감을 느낄 독자들이 있을 수 있어 이 부분을 먼저 언급하려 한다. 흔히들 공식을 기본으로 한 주입식 교육의 병폐의 악영향 때문에 공식이라는 단어에는 부정적인 느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식과 핵심만 쏙쏙 뽑아내 당장의 효과는 좋지만 기초에 부실한 그런 책이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의 책으로 공식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에 가담한 천재들의 인사이트, 열정, 노력에서 부터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시대적 선입견이라는 장애물이 무엇이었는지 그로 인해 오늘날의 장애물은 또 무엇일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하나의 위대한 공식이 탄생하기까지 수도 없는 갈등과 번뇌의 과정을 거치는 과정에 존재하는 실패속에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책에 언급되는 수 많은 공식 중에 세계 최고 난제로 손꼽히는 리만 가설
을 대표적으로 리뷰해보려 한다. 리만 가설이 등장하기까지의 시대적 배경을 모두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중요한 특징이다.
먼저 기하학이 등장한다. 유클리드 기하학에서는 평행선 공리가 존재한다. 직선 밖의 한 점에서 그을 수 있는 평행선은 1개 뿐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미시세계의 종이위에 성립하는 이 법칙이 지구 단위로 넘어가면 사정이 달라진다.
직선 밖의 한 점에서 그을 수 있는 평행선의 수가 최소 2개 존재하게 되며 무수히 많은 경우도 가능하다. 지구의 위도, 경도를 생각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이로 인해 비유클리드 기하가 등장한다. 이는 중력이 시공간을 휘게 만들어 태양 근처를 지나는 빛은 태양쪽으로 휘어지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로 연결된다.
즉 이러한 고차원 공간의 수학에 대한 새로운 사고가 필요해진다. 그리고 그 정점에 리만이 있다. 책에서는 그를 마치 3차원의 사람이 2차원 세계에 온 것으로 표현한다.
더불어 소수가 등장한다. 소수는 1과 자기자신으로만 나눠지는 수 즉, 더 이상 다른수로 나눌 수 없는 수를 말한다. 20보다 작은 소수는 몇 개일까? 2, 3, 5, 7, 11, 13, 17, 19 총 8개이다.
그리고 아래 그림과 같이 숫자가 커질수록 소수 찾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이 소수에 일종의 분포 법칙이 존재하여 제타 함수가 0이되는 비자명한 영점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 리만 가설이다.
제타함수(s)는 1/1 + 1/2^s + 1/3^s + … 를 의미하는 간단한 식이다. 실수부와 허수부가 존재하는 복소평면 상에서 이 방정식의 결과가 0이 되는 해의 실수 부분은 모두 1/2이다. 즉 0이 되는 비자명한 영점은 모두 직선 1/2 위에 있는 것이다.
비자명한 영점은 슈퍼컴퓨터를 이용하여 1966년 350만 개, 2004년 8500억 개라는 것이 검증되었지만 리만 가설은 무한대까지 다루고 있기에 증명할 길은 요원해 보인다.
리만 가설과 제타함수는 어디에 쓰일까? 대표적으로 암호학에서 활용된다. 컴퓨터 공학 전공자라면 익숙할 RSA 공개키 암호화 방식에서는 두 개의 큰 소수를 서로 곱하는 것은 매우 쉽지만 그 결과를 소인수 분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성질을 이용한다.
그리고 리만 가설은 등장 후 100년 동안 수학자들을 죽음으로 내몬다. 신이 마지막 열쇠에 접근한 인간들을 질투하여 내린 저주라는 루머가 돌 정도로 악명 높은 리만 가설을 증명하기위해 도전한 천재들의 일화가 소개된다.
초미에 언급한 2가지의 대표적인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와 다른 세계에 사는 줄로만 알았던 천재들의 질투, 광기 등 인간적인 면모
를 엿볼 수 있고 당시의 시대적 배경은 어떠했는지 일반인들의 선입견은 무엇인지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리만 가설의 경우에도 아다마르는 비자명한 영점은 영역 또는 내부에 존재함을 연구함을 시작으로 보어, 란도우, 하디, 레빈슨 등 수많은 세기의 천재들이 어떤 식으로 리만 가설에 접근했는지 등장한다.
최근 수학계의 비웃음을 샀던 89세의 노교수 아티야가 2018년 리만 가설을 증명했다고 발표한 해프닝이 일어나기까지 세기의 천재들이 어떤 방식으로 리만 가설에 도전했는지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다.
대표적으로 본 리뷰에서는 리만 가설의 제타 함수 하나의 공식만을 언급했지만 다른 모든 챕터에서도 위대한 공식 하나가 탄생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과 천채들의 인사이트, 역사가 담긴 구성이 적용된다.
다른 챕터는 더 흥미로운 주제들도 많다. 하나같이 인류사를 뒤 흔들던 세기의 공식들의 탄생 배경을 엿볼 수 있다. 1+1=2라는 인류 최초의 공식에서 출발하여 피타고라스, 페르마, 미적분, 만유인력, 오일러, 갈루아, 리만 등 수학 공식을 거쳐 엔트로피, 맥스웰, 질량 에너지, 슈뢰딩거, 디랙, 양-밀스의 과학 공식에 이른다.
응용편
에서는 5G를 이끈 섀넌 공식에서 출발하여 주식 시장의 블랙-솔즈, 탄도곡선, 후크, 카오스, 카지노 켈리 공식, 베이즈 정리, 삼체문제, 타원곡선 방정식에 이르기까지 응용 과학 분야의 위대한 공식들이 등장하는데 기초 과학의 생활에 어떻게 응용할 수 있는지 어떻게 제품화하여 먹고 살 수 있는지 활용의 미를 느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둘도 없던 절친 라이프니츠와 뉴턴의 갈등이 어느 수준이었는지 페르마가 얼마나 희대의 사이코였는지 등 천재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웃음이 절로 나온다.
또 각 장을 넘어가며 등장하는 명화를 감상하는 구성이 인상적이었다. 잠시 쉬어가며 좌뇌가 얻은 느낌표를 우뇌와 공유하며 한 단계 사고의 도약을 위한 준비를 하는 잠시의 여유를 주는 듯하여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흥미로운 역사속에서 천재들의 입장이 되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인사이트는 무엇이었는지 가설, 실험, 증명의 단계에서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 접근했는지 또, 그 과정에서의 명예욕, 질투, 자존심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났는지 읽는 내내 인류 지식의 최전방
에서 개척되지 못한 미래를 향해 한 발 내딛는 과정에 설렜다.
이 책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읽어봐야 할 책이지만 특히 학생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임을 강조하고 싶다.
딱딱한 수학과 과학의 표면을 걷어내고 그 안에 숨어있는 진리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말랑말랑하고 따뜻하고 탐구욕이 솟구치는 진정한 진리의 모습을 보여줌은 물론 그 탐험선에 승선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