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REːLEARN 다시, 배우다



한빛비즈 출판사의 "REːLEARN 다시, 배우다(폴 김 저)"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표지


남들이라면 이미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할 만한 스탠퍼드 대학교 교육대학원 부학장인 저자가 부시 파일럿이라는 새로운 인생 과제에 도전하며 얻은 깨달음을 정리한 글이다.

스탠퍼드

파일럿에 도전하며 연구실 학자에서 현장 교육자를 꿈꾸는 저자가 서문에서 던진 질문은 다소 충격으로 다가왔다.

노벨상을 수상한 교수와 마주 앉아 한 달에 한 번 밥을 같이 먹을때도..

200억짜리 연구 프로젝트에 펀딩 되었다는 소식을 동료들과 나눌떄도..

구글에서 연구에 쓰라고 안드로이드 폰 2,000개를 보내왔을 때도..

“그런 것들이 아직도 가슴을 뛰게 하나?”

어찌보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선망할만한 커리어와 동경할만한 삶을 모두 가진 저자가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다는 것 그리고 그 이유가 가슴이 뛰는 일을 하고 싶어서라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나라는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우리 대부분이 가슴이 뛰는 일을 하지 못하고 사는 현실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이다. 대중의 인식이 어쨌든간에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우리 모두는 스스로 원하는 길을 갈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다.

책에는 챕터별로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저자의 깨달음이 27가지 질문으로 정리되어있으며 각 챕터는 파일럿에 도전하며 겪었던 질문과 관련된 일화, 스탠포드 출신을 비롯한 각 명사들의 삶의 교훈, 그리고 저자 스스로의 경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생을 리부팅하는 과정에서의 제약이라는 세간의 선입견에 대한 저자의 의문은 개인적으로 큰 용기와 힘이 되었다.

책 속 지인이 포스트 닥터의 과정을 마쳤음에도 전공 분야에서의 진로를 개척하기 쉽지 않자 저자는 본래 본인이 하고 싶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묻는다. 지인은 의사가 되고 싶었다고 대답했으나 지금 의학의 길을 걸으면 동료 학생들이 교수로 인식할거라는 농담을 던진다.

결국 그는 늦은 나이에 의사라는 꿈을 이뤄냈는데 물론 그가 생각했던대로 늦깍이 나이의 도전은 쉽지 않은 길이어지만 과거 포스트 닥터의 경험이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180도 인생을 선회할 때 우리는 과거의 모든 경험을 중요시 하지 않는 경향이 있지만 과거의 경험은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길에 있어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이는 정반대로 인생을 리부팅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힘이 되는 말이다.

즉 인생에 늦은 나이는 없는 것 같다. 내가 몸담고 있는 IT분야 또한 Quora라는 유명한 질문 응답 플랫폼에서 검색해보면 “10대인데 이미 늦지 않았을까요?”라는 질문부터 “60대인데 불가능하겠죠?”라는 질문까지 시공간을 뛰어넘어 나이에 대한 고민은 늘 존재한다.

인생 중반에 의사에 도전한 저자의 지인은 큰 귀감이 되었다. 또 저자는 인생에 완벽한 때는 없다고 말한다. 이 역시 완벽을 기한 후 출발을 원하는 이들에게 소중한 조언이다.

개인적으로 후자의 조언은 깨달은지 제법되었으나 전자의 질문은 지금까지도 확신하지 못한 주제였는데 몸소 실제로 증명한 분이 등장하니 든든하기 그지없다.

결국 저자는 인생의 새로운 도전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얼마나 열정을 갖고 있냐는 질문에 얼마나 솔직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이 결정한다고 말한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면 열정이 꿈을 실현시켜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살면서 일단 급류 속에 자신을 던지면 과정의 쓴 맛은 있을지언정 물길의 방향대로 살아가게 된다는 것을 꺠달았다. 저자 덕분에 나는 이제 조금 더 급류 속에 자신을 던질 각오를 높일 수 있었다.

이 책은 챕터마다 파일럿을 도전하며 저자가 겪은 혹은 들은 이야기가 등장하여 초반을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파일럿

상공을 나는 경험은 흔치 않은 경험이기에 도전의 주제로 매우 적합하면서도 높은 곳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은 마치 인생의 새로운 도전과 비슷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자동차 사고 확률에 비해 훨씬 낮은 사고율을 가진 비행임에도 비행은 왠지 두근거리면서도 두려운 주제다.

흔히들 운전을 인생이라 말한다. 그런데 본 도서에서 저자는 비행을 인생이라 말한다. 비행은 인생과 너무나도 닳은 듯 하다. 에를 들면 134p에 소개된 비행 위기 시 대처 요령인 5C가 그러하다.

  • Climb, 높은 데로 올라가라. 위치 파악이 용이해진다.
  • Circle, 주변을 빙글빙글 돌아라. 무엇이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 Conserve, 아껴라. 최대한 저속으로 비행하며 연료를 아껴야 다음을 대비할 수 있다.
  • Communicate, 소통하라. 무전을 통해 관제사 및 주위 파일럿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 Confess, 고백하라. 연결되는 관제사에게 상황을 솔직히 설명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저자는 이어 5C를 스타트업의 성공 요소로 연결짓지만 나는 이를 뛰어넘어 인생에도 빗댈 수 있다 생각한다. 굳이 첨언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이해될 것이다.

그 외에도 인생에 Plan-B가 필요한 이유, 척피니의 99.9% 기부율, N+1의 인생만큼은 피하라, 극진 정성의 1천 시간은 1만 시간과 같은 효과를 가진다 등 좀 더 되뇌고픈 저자의 조언은 많지만 리뷰 제약 상 자신의 한계를 언급한 부분만 한 번 더 강조하면서 리뷰를 마칠까 한다.

비행을 하기 전 엔진 출력 등의 체크 과정이 이뤄진다고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성능(?)에 대한 체크와 한계를 인지할 필요가 있다. 나 역시 어린나이일수록 무한의 가능성에 패배의 느낌이 싫어 한계를 규정하는 일이 껄끄러웠다.

하지만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고 보니 이 말은 매우 소중한 것 같다. 한계를 알아야 시간과 노력을 헛된 곳에 낭비하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은 노력의 양보다는 확실히 방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리뷰의 결론 또한 본 도서의 결론과 같다. 새로운 도전이 필요할 때 각 챕터마다 소개된 27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되뇌이길 바란다. 분명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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