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팬데믹 머니



리더스북 출판사의 "팬데믹 머니(KBS 다큐 인사이트 〈팬데믹 머니〉 제작팀, 이윤정, 유수진 저/김진일 감수)"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표지


팬데믹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양적완화로 풀린 돈이 앞으로 우리 생활과 경제에 미칠 영향을 거시경제의 관점에서 심도있게 살펴볼 수 있는 이 시점 가장 필요한 책 중 하나이다.

KBS다큐 인사이트의 제작팀이 14인의 경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완성한 책으로 각 챕터마다 마치 TV를 보는 듯 쉽게 구성한 일반화된 글을 소개한 후 말미에 14인 전문가의 인터뷰가 수록된 구성이 특징이다. 달러의가치

양적완화로 풀린 돈이 경기를 부양하고 실업자를 최소화하고 기업의 도산을 막는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 평할 수 있겠으나 이로 인한 양극화와 자산 버블의 축적 및 부채의 증가는 미래에 심각한 빚을 지고 있는 형국이라 말할 수 있겠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축적된 버블이 터질 경우 결국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일까에 대한 대답일 것이다. 아마 이 책에 관심을 갖는 대다수의 독자들은 이 질문이 가장 궁금할 것이다.

결국 우리는 어떤 대비를 해야하는지 혹은 어떤 투자 포지션을 취해야 할지 심각한 요동속에서 미래에 대한 갈피를 잡기 어려운 시점이기 때문이다.

일단 막대한 부채가 미칠 시나리오 중 하나는 일본에서 답을 찾아볼 수 있겠다. 차이점이 있다면 일본의 잃어버린 경제 30년의 시발점은 지금과 같은 팬데믹이 아닌 플라자 합의에서 출발한다는 점 뿐이다. 그 외 자산의 버블 붕괴 과정을 살피기엔 좋은 시나리오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미국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자 미국은 강압적으로 일본과 플라자 합의를 맺게 되는데 그로인해 일본의 엔화 가치는 2배 가까이 오르게 된다. 결국 물가 폭등으로 이어지고 급히 금리를 인하했지만 그로인해 시중에 막대한 유동성이 풀리게 된다. 즉, 지금의 양적완화 같은 효과가 조장된 것이다.

유동성은 오늘날과 같이 일본의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시장의 급등을 초래했고 이 과정에서 버블이 축적된다. 급히 금리 인상으로 버블을 잡고자 노력했지만 이는 버블을 안고 있는 대다수 중산층의 자산가들이 부채를 갚지 못해 도산하게 된다.

이를 대차대조표 불황이라는 용어로 요약할 수 있겠는데 이는 자산의 가치는 급락하지만 부채는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후 발생하는 시나리오는 끔찍하다. 가진 것은 없는데 빚만 남아있는 상황으로 다들 빚갚기에 허덕인다.

빚 갚기에 여념이 없으니 실물경제 또한 위축된다. 돈이 없어서 물건을 구매하지 않고 구매하지 않으니 기업은 도산한다. 거의 20년에 걸쳐 간신히 빚갚기에 성공해도 더이상은 빚을 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결연하여 장기간 투자 및 소비 심리가 위축된다. 이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진 일본의 현실이라고 책은 정리하고 있다.

이런 시나리오를 이해하기 위해 미국의 기축 통화 즉, 달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선 달러가 기축이 될 수 있었던 역사적 배경을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첫번째는 세계적인 합의를 이끌어낸 브레턴우즈 협약이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영국 경제의 흔들림의 기회를 틈타 미국이 다소 우위를 점하고 기술력과 군사력으로 세계 기축 통화를 달러로 만드는데 성공한다. 당시에는 금본위제를 채택하여 1온즈 당 35달러를 유지한다.

이어 1960년대 베트남 전쟁의 실패로 미국이 재정 적자에 시달리자 닉슨쇼크가 발생한다. 닉슨 대통령이 과감히 금본위제를 폐지한 것이다. 이는 곧 양적완화의 시작을 의미하며 미국이 마음대로 돈을 찍을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 성립된 셈이다.

이로 인해 약해진 달러의 위상을 페트로 달러가 원복시킨다. 사우디 왕가의 군사적 비호를 담보로 석유를 달러로만 구매할 수 있게 만든 사건으로 다시 달러의 위상은 공고해진다.

마지막으로 1980년대 말 폴 볼커 연준 의장이 인플레를 막고자 20% 수준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 달러의 가치가 급상하니 해외에 투자되어있던 달러는 급격히 회수되며 신흥국이 박살이 나기 시작한다. 우리나라의 IMF가 대표적인 사건이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예상 이상으로 급등하고 있다. 돈이 그렇게 많이 풀렸으니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 모르나 그 핵심에는 공급망 차질 이슈가 있다. 제조업은 인건비 문제로 신흥국이 주도하고 있는데 신흥국에서 코로나 등의 이유로 장기간의 록다운 등을 걸고 있어 수요를 만족시킬만한 공급을 받쳐주지 못하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결국 최근 연준은 테이퍼링의 가속화 및 금리 인상 횟수를 인상한다는 발표를 했다. 그리고 신흥국 터키의 달러 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고 있다. 이는 어쩌면 금리인상으로 비롯된 시그널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IMF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 와중에서 달러의 기축 지위를 흔들고자 하는 도전이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다. 양극화는 국가 내부에서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닌 국가 간에도 발생하는 문제로 신흥국들이 이런식으로 달러 장난질에 자국의 힘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동남아의 제조 생산 기지들의 록다운 이유가 과연 코로나 하나 때문만인지 미국에 대한 반발 때문은 아닌지 심도 있게 살펴 볼 문제이다. 아직까지 내 생각에는 제조업 외 성장을 긍정적으로 반영하는 수단을 보지 못했다. 4차 산업 운운하지만 제조업만큼 견실한 성장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한 위안화의 가치를 국제사회에 공고히 하고자 주력중이다. 공산국가의 폐쇄적 특성과 기득권 상 모순되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적어도 미국 달러 외환보유고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종이조각이 되는 것에 대한 폐해부터 미국의 금리에 따른 통화 자유권 박탈까지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다각도로 진행중이다.

주변을 봐도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며 게임스톱이라는 밈주식에 놀란적이 있다. 공매도 세력에 대항하여 개미들이 커뮤니티에서 똘똘 뭉쳐 주가를 올려 공매도 세력을 엿먹이고자한 시도였으나 그들의 탄탄한 법적 보호 장치와 또 다른 세력의 결합으로 개미들이 패배한 사건이다.

이런 현상이나 비트코인의 급등 등을 봐도 지금 버블이 낀 것은 분명한 듯 하다. 다만 그것이 언제 폭발한지가 의문이다. 그리고 사방에서 심상찮은 시그널들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버블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가 터질지 아니면 당장 터질지 그 시점은 알 수 없는 문제이다.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현 거시경제 상황을 냉철히 분석하고 시나리오의 경우의 수를 줄여보고 각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찾는 일인 것 같다.

이 책은 그런점에 있어 올바른 안목과 가치관 등을 형성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투자를 하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비 정상적으로 보이는 현 경제 상황을 기회로 만들거나 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본 도서의 일독을 꼭 권하고 싶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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