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최초의 역사 수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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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출판사의"최초의 역사 수메르(김산해 저)"
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수메르 점토판 한국어 직역판이자 기원 전 6,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수메르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책으로 세 차례나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30년 이상의 저자의 연구를 녹인 진리에 가까운 역사 기록을 담은 명작이다.
책의 분량이 500쪽을 넘어서고 수록된 수메르의 역사는 너무도 방대하여 리뷰에서 전부 다루기는 힘들지만 책에서 읽은 수메르의 역사를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기원전 6,500년 전 수메르 원주인이 정착 생활을 시작한 이래 에덴 일대를 중심으로 세력별 전쟁이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오우에일리
지역에서 수메르 문명이 발원되었고 그 중 남쪽의 에리두가 큰 도시로 번영하게 된다.
이후 우루크
가 건설되며 에리두를 밀어내고 문화의 중심지가 되었으며 약 1,000년간 융성했다. 우루크 문화에는 도자기가 유행하였으며 각 지방으로 문화가 전파되었다.
기원 전 3,500년 전에는 외지인들이 합류하며 대륙과 해양 문화가 융합하였고 인구가 급증하며 수메르 문자
가 발명된다. 즉, 문명이 탄생하게 되는 시기이다. 이후 문자는 상형문자에서 설형문자로 변한다.
수메르에 홍수가 발생한 뒤 남부의 북쪽지역엔 에타나가 수메르의 권력자가 된다. 남부의 남쪽지역은 여전히 우루크가 강성했고 그 유명한 길가메쉬
는 기원 전 2,800년 경 등장하며 키쉬의 침공을 물리친다.
라가쉬와 움마의 에덴 쟁탈전이 격화되지만 라가쉬가 수메르의 강대국이 되며 에안나툼
은 최초로 수메르의 통일 왕조를 건국한다. 이후 엔메테나는 노예해방을 선언하는 등 수메르인에게 자유를 선사하는 등 위대한 성군이 된다.
기원전 2,334년에는 이방의 왕조 악카드가 들어서며 주변 국가들과 끊임없이 전쟁을 치뤘으나 결국 진압에 성공한다. 나람-씬
통치시기에는 최대 판도의 영토를 자랑했다. 이후 수메르가 남쪽의 가난한 우르와 북쪽의 부유한 이씬으로 나뉘게 된다.
이후 이씬의 이쉬비-에라가 우르를 차지하고 남부 남쪽에서 강자가 되지만 라가쉬 총독에게 배신당한다. 이씬의 필경사는 기존 수메르 왕명록
을 개작하며 역사왜곡을 시도한다. 라가쉬와 움마의 역사가 이씬의 영광에 의해 가려지게 된다.
종국에는 그 유명한 바빌론의 함무라비가 라르싸를 무너뜨리고 메소포타미아 남부는 고바빌로니아 세상으로 변한다.
수메르 점토판에는 수 천년에 걸친 정치사와 전쟁사
가 가득했다. 그 오랜 역사의 이면에도 사람의 욕망과 권력에 대한 집착도 숨쉬고 있다.
일만년에 육박하는 역사속에도 인간의 본성
의 비슷하게 이어져 내려온 다는 것은 신비로운 반면 씁쓸함을 느끼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안에 숨은 쟁투와 수 많은 주체간의 다툼을 한 눈에 관망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호기심을 유발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씬의 필경사는 역사까지 왜곡
하며 오늘날의 역사학자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자국의 위대한 광영을 위해 원본 왕명록을 개작하는 바람에 한동안 진실이 아닌 기록이 우리 곁에 머물렀다.
하지만 역사가들의 끊임없는 진실을 향한 노력과 이 책의 저자 덕분에 최초라 불릴만한 진리를 접할 수 있어 다행이다. 특히 부록을 보면 최초의 목록 57가지
가 등장하는데 읽다보면 인류 최초사에 가까운 장면들이 그려지며 신기하고 원초적인 느낌을 감상할 수 있다.
이외에도 문자의 변형 과정과 맥주 양조장이나 청동기 같은 당시의 문화
일부를 엿볼 수 있는 것도 흥미로운 요소이다. 또, 부에 대한 욕망으로 엔헤갈이 구리를 모아 라가쉬를 개척하는 과정은 오늘날의 부와 다를바 없었다.
책의 내용이 방대하고 주인공과 주도국이 계속해서 변화하기에 이 책의 전체 흐름을 짚어내려면 여러차례에 걸쳐 이 책을 음미해야 할 것 같다. 부족하지만 이 책이 대략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독자들이 사전에 파악할 수 있게 하고자 부족하나마 간추려 보았다.
이 책은 많은 의미
를 지니고 있다.
8,500년 전 최초라는 주제로 역사의 진리에 다가갔다는 점, 최초의 한글 번역본, 그리고 전 인생을 건 작가의 숨결이 담겨졌다는 점들이 그러한 의미들이다.
일말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8500년 전 수메르로 대 모험을 떠나는 것은 어떨까? 잠시 세속에서 뛰쳐나와 이 책 덕분에 멀찌감치 떨어져 바라보고 있노라면 유구하고 거대한 문명의 진짜 모습을 대략이나마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