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저는 기업분석이 처음인데요



한빛비즈 출판사의 "저는 기업분석이 처음인데요(강병욱 저)"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표지


경제, 산업 등 거시적 분석부터 재무제표, 핵심지표 분석에 이르기까지 애널리스트 수준으로 가치있는 기업을 분석하기 위한 책으로 입체적이고 실전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투자의 세계에 입문한지는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기업분석은 쉽지 않은 것 같다. 정량적 분석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재무제표는 물론이고 까다로운 공식이나 지표를 익혀야 하는데 배워야 할 분량이 경제학과 전공 수준을 넘어서는 것 같다.

정성적 분석도 마찬가지이다. 쉽게 계량화하기가 어려워 주관적인 입장이 개입되며 이는 투자 손실의 위험을 높히곤 한다. 뿐만 아니라 갑작스런 공시에 살아있는 것 처럼 요동치는 주가는 성장기의 아이를 돌보듯 꾸준히 지켜봐야할 요소이기도 하다.

그래도 10년의 세월을 거쳐서 개인적으로 커뮤니티나 어깨너머로 상당한 지식을 습득했다 자부하는데 그간 쌓아온 지식이 이 책 1권만도 못한 것 같아 씁쓸하면서도 반가운 마음이다.

특히 이 책의 특징은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 대다수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게 입체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입체적인 구성이 어떤 것인지 하나씩 발췌하여 예를 들어 보겠다.

이중에서도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실전에 적용가능한 구성이다. HTS에는 보물과 같은 자원이 많다. 나도 처음엔 특정 주식에 대한 매도 매수 추천을 담은 기업의 주관적 광고 정보인줄 알고 사용을 기피했는데 제대로 알고나니 쓸만한 정보가 넘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HTS 없이는 투자가 불가능할 정도에 이르렀다.

예를 들어 아래 그림이 한 예이다. 유동비율 200% 이상, 부채비율 200% 이하, PER 15배 이하, PBR 1.5배 이하인 종목을 HTS없이 정보를 구하고 계산한다고 가정하면 아찔하다. HTS

반면 HTS를 활용하면 이런 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분석해 볼 수 있다. 좌측 트리 메뉴에는 금융 전문가들이 만들어 온 유용한 지표가 가득하다. 수식이야 그렇다치고 심지어 차트 모양에 대한 검색 조건도 있다.

좌측의 지표를 우측 상단으로 끌고 와 원하는 조건으로 설정 후 검색하면 우측 하단과 같은 결과가 나온다. 이론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HTS를 활용한 실전 분석 적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하나의 예만 들었지만 책의 1/3 정도가 HTS 실전 적용에 관련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히 많은 페이지에 실전적인 적용법을 할애하고 있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두번째 입체적인 구성으로 알찬 예제를 들고 싶다. 아래 그림이 한 예인데 경제적 부가가치 즉, EVA를 산출하는 방법이 등장한다. EVA는 나도 비교적 최근에 알게 된 지표인지라 대충 투하자본수익률과 가중평균자본비용의 차이 정도라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명확한 개념을 잡을 수 있었다. 예제

그냥 개념 설명한 부분만 살펴봐도 이해하기 쉽게 잘 설명되어 있는데 한 발 더 나아가 위 예제가 등장한다. 구체적으로 수식이 어떻고 그 수식에 직접 값을 대입해 계산을 시도하면 자신감도 늘고 무엇보다 확실한 개념 습득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예제들이 각 장 말미마다 소개되고 있어 풍부하다. 실제 내 상황이라는 가정하에 이루어지는 문답법이기에 쏙쏙 잘 이해됨은 물론 한 번 풀고나면 기억에 오래 남는 장점인 셈이다.

세번째 구성은 각장 말미에 등장하는 인사이트들을 정리한 분석 비법 배우기 코너이다. 꽤 방대한 분량의 책이기에 하나의 챕터를 읽고 나면 기억이 흐려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 코너에 도달하면 다른 시각에서 배운 것들을 복습하는 효과가 생겨 기억에 오래 남음은 물론 다른 전문가들의 관점에서 비평적인 자세로 내용을 되새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분석비법

위 그림의 예와 같이 벤저민 그레이엄의 투자 철학과 실전적인 종목 선택 기준이 내 판단과 얼마나 상이한지 그렇다면 누가 옳은지 등의 비평적인 사고하에서 지식을 습득 가능하다. 주식은 학문과는 다르다. 사고와 판단 없이 지식만 정리하는 형태로는 실전에서 승리하기 어려운데 지식만으로 얻을 수 없는 이런 비평적인 사고방식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또 하나의 장점이다.

마지막으로 공시 읽기 핵심 키워드라는 책 말미의 부록을 소개하고 싶다. 기업분석이 장기적 관점에서 이루어진다면 공시는 촉각을 다툴 일이 많은 정보다. 공시

개별주 투자를 진행하다보면 갑작스런 유상증자로 엄청난 손실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 영업 실적에 대한 공시 또한 주가를 변동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어떤 거물이 주식을 들고 있는지 판단이 용이해지며 또 다른 투자 유치 건이 있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이는 마치 아기와도 같다. 종목을 한 번 선정해도 쉽게 방치해서는 안된다. 철저한 분석과 믿음으로 올라탄 주식이겠지만 그럼에도 공시 정도는 나날이 확인하며 동태도 살피고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구비하는 것이 좋다.

책을 모두 읽고 공시에 대한 언급이 없어 찝찝한 기분이었는데 신기하게도 부록 책자로 공시를 언급하는 것을 보고 책의 완성도에 감탄했다. 이 책은 정말이지 기업분석을 위한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음은 물론 굉장히 쉽게 풀어서 서술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책의 분량이 400페이지가 넘어가기에 리뷰 분량 상 내용을 요약하지 못한 것이 약간 아쉽지만 온라인 서점 페이지 목차가 상세히 소개되어 있어 목차만 읽어봐도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 대강의 파악이 가능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후반부로 넘어갈수록 더 가치있는 내용들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5장 재무제표 파트는 예술이었다. 어려웠던 공식들을 쉽게 정리해 주는 것에서 시작하여 어려운 용어들을 다시금 복습할 수 있었고 어려워서 읽기를 포기했던 부분도 도전할 수 있게 만들어 준 파트이다.

만약 본인이 너무 초보자라서 이 책조차 어렵다면 위에서 언급한 대로 HTS, 예제를 먼저 읽어볼 것을 추천드린다. Bottom-Up으로 가는 셈이다. 실전에서 먼저 적용해보고 왜 이렇게 하는지 혹은 세부 개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증을 가지고 본론으로 넘어간다면 더 이해가 잘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업분석 경험이 없지만 새롭게 배우길 원한다면 이 책으로 시작할 것을 추천하고 싶다. 그동안 주식 책을 꽤 많이 읽어왔는데 긴 여정의 첫 기초를 이렇게 튼튼하게 다질 수 있었던 책은 보지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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