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초등 교사 영업 기밀



더디퍼런스 출판사의 "초등 교사 영업 기밀(윤지선 저)"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표지


초등학교 입학을 앞 둔 학부모와 학생을 위한 책으로 아이의 인간관계와 학업 성취를 포함하여 실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진솔하게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올해 초등학교 입학을 앞 둔 자녀를 가진 아빠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은 것은 정말 행운이라 생각한다.

나의 국민학교 1학년 기억을 떠 올려보면 실내화를 잃어버리진 않을지 또 화장실에서 교실까지의 거리는 왜 이리 먼지 매일 옆에 붙어있었던 어머니는 왜 없는 건지 그야말로 충격의 연속이었던 기억이 난다.

아마 내 아들도 비슷한 강도로 혹은 더 어려운 강도로 초당학교 첫 생활을 맞이할텐데 부모로써 뭐라도 해야할 것 같던 찰나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지금까지 책을 좋아하여 수 천권의 책을 읽은 것 같고 그 중 일부는 블로그에 꾸준히 리뷰를 적으며 기억의 한계를 연장시켜 왔으며 그러다보니 어느덧 서재에는 천 권이 넘는 책이 쌓이게 되었다.

대부분의 책은 선하지만 때로는 악한 책도 있으며 무엇보다 좋은 책은 많아도 솔직한 책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책들이 솔직한 것은 사실이나 그 순도에는 차이가 있다. 책을 많이 읽다보니 그 미묘한 경계선을 저자가 어느정도 선에서 타협하는지 쉽게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의 최고 강점은 바로 그러한 솔직함이다. 어린이집, 유치원을 보내며 선생님과 학부모인 나의 견해가 다를 때, 아이가 가정과는 다른 모습의 학창 시절을 보내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그럴 때마다 CCTV라도 보고 싶은 심정이다. 객관적으로 아이를 보고 아이를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판단하고 싶은 욕구는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일 것 같다.

그런 학부모의 입장을 무시한 채 학교의 아름다움만을 강조하는 글이거나 단순히 학업성취에 있어 도움되는 글만 가득하다거나 또는 편파적으로 교사 혹은 부모 입장에서만 저술되었다거나 한 술 더 떠 인간관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아이를 인싸로 만들기 위해 주위를 이용하라는 등의 편법을 가르치는 책이었다면 이 책은 시중의 그저그런 책들 중 하나로 전락했을 것이다.

이 책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시각, 선생님의 시각이 모두 담긴 진솔한 책이다. 저자의 생각이 때로는 거침없이 거름망없이 그대로 담겨있으니 선생님들의 고충을 객관적인 시점으로 바라볼 수 있었으며 그 안에서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 대강이나마 가늠할 수 있었다.

특히 아이의 인간관계와 사회성을 위한 부분들은 이 책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사회성과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은 성인이 되어서도 답 없기 매한가지이다. 하물며 이제 막 첫 출발을 앞둔 초등학교 1학년생은 어떠하랴?

우선 초등학교 1학년에는 왕따가 없다고 한다. 앞서 내 기억처럼 자신의 일 하나도 버거워 주위에 한 눈을 팔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모들은 사회적으로 큰 이슈인 왕따에 내 자녀가 포함되진 않을지 우려와 걱정이 늘 앞선다. 그러기에 이 글귀가 큰 위안이 되었다.

다음으로 초등 인간관계법이 소개된다. 아이들일지라도 적어도 표면으로는 왠만한 성인 불량배 이상의 행동을 보이는 기질이 담긴 친구들을 주위에서 본 적이 많다. 오히여 거침없는 순수함에 강력한 적의가 꾸밈없이 발산되어 그럴때마다 어른으로써 어떻게 불량스러워 보이는 아이들을 이끌어야 할지 난감한 경우도 생긴다.

이 VIP라 불리는 아이들을 통제하고 바르게 이끄는 선생님의 지혜가 곳곳에 등장하는데 같은 어른으로써 부모도 배울만한 점이 많았다. 카리스마를 뽐내면서도 시크하게 웃어주거나 은근슬쩍 손을 잡아주고 머리를 쓰다듬는 등 이른바 츤데레 콘셉트가 그 중 하나이다.

화를 못 견디는 아이에게는 화를 참는 사람이 진짜 이기는 사람임을 가르쳐 주며 화가 가라앉고 생각이 바뀌면 찾아오라는 여유를 주는 행동, 그리고 친구에게 사과할 때 ‘선생님봐서 한번 참는다.’라는 마음가짐이 생길때까지 20년 경력의 선생님의 능수능란함에서 배울 점이 많았다.

이렇듯 아이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며 우리가 할 일은 그런 계기를 지속해서 이끌어 주고 굳건한 믿음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잘 풀어내주시는 저자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다.

그 외에도 실패하는 연습, 게임 룰의 융통성, 결과에 대한 인정, 분노를 다스리는 법, 결핍 주기, 타인의 아름다움은 빼앗을 수 없다는 기본 태도, 자존감 세워주기, 든든한 뒷배로서의 부모, 외로워도 견딜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법, 하고 싶은 말을 뚝심있게 할 수 있게 만들어 주기 등 아이의 사회성을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어 얼마나 유용했는지 모른다.

또 하나 못지 않게 중요한 요소인 습관을 길들이는 방법에 대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정리정돈, 준비, 화장실 배변 등 초등학교 입학 시 반드시 필요한 습관을 어떻게 미리 가정에서 교육시킬 수 있을지 이를 위해 등하교에서 시간관리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때로는 이를 위한 장비빨을 추천하는 등 여느 책과는 달리 디테일의 차원이 다른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장비빨

물론 학업 성취와 관련된 방법도 매우 유용했다. 아래 그림과 같이 구체적인 문제를 예로 들며 가,갸,어,여를 배우는 동안 아래 문제를 풀 수 있어야 하는 모순적인 교육 상황이나 저자 스스로 경험하며 아이들이 어느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등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어 부모로써 아이의 학습 발달 상황에 대한 등고선을 입체적으로 판단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개념

끝으로 교사로써 혹은 같은 직장인으로써 선생님들이 얼마나 큰 고충을 겪고 한정된 시간, 체력, 예산 속에서 고군 분투 하시는지 알게 되며 가슴 짠한 부분이 많았다. 어느 직장이나 직장인으로의 고충은 상당하겠지만 선생님들이야 말로 극한 직업 중 하나의 직업을 잘 수행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 시대에는 참 반성해야 할 학부모들이 많은 것 같다. 노고

아무튼 여러모로 학교, 아이, 교사, 학부모라는 큰 물줄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 과정에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지 알려주는 진솔하면서도 값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로써 교사로써 양쪽의 관점을 제시하며 객관적인 시점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독자들의 객관성을 수립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으며 깨알같은 디테일한 팁으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부모에게 든든함을 선물해준 저자분께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 할지 모르겠다.

초등학교 자녀를 앞두고 있다면 혹은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를 둔 학부모에게도 이 책은 너무 소중한 책이다. 한마디로 필독서이다.

읽지 않으면 자녀가 발전하는데 반드시 갖춰야 할 큰 물줄기를 놓칠지도 모르니 리뷰를 보았다면 반드시 구매하여 읽어보고 생활하면서 또 읽어보고 반복해서 읽을 것을 권한다. 단돈 1만 6천원이 아이의 인생을 바꾸게 될지도 모른다.


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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