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원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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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비즈
출판사의"원소 이야기(팀 제임스 저/김주희 역)"
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원소 주기율표가 완성되기까지 원소의 발견을 중심으로 과학자들이 개척해 나간 모험과 실험을 담고 있는 책이다.
불은 원소일까? 일단 우리가 보통 접근하는 원소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방법은 그 명칭이 주기율표
에 있느냐를 판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좋지 않은 주입식 교육방식의 결과다.
주기율표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발 더 진보한 과학 연구 혹은 발견을 하고 싶다면 이것이 생기게 된 역사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의 모든 물질 그러니깐 우리가 일상에서 먹는 음식부터 입는 옷 등등 모든 만물을 구성하는 물질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면 생각보다 흥미로운 질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질문에 앞서 주기율표를 먼저 외워버리는 것이 문제다. “산규알철카나칼마…” 요즘 학생들의 교육과정에서도 같은 단어의 암기 방식이 성행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와 연령이 비슷한 독자라면 분명 이 단어를 알고 있을 것이다. 주기율표를 쉽게 외우기 위한 마법의 단어 말이다.
현재의 주기율표가 완성되기까지의 일화
를 알게되면 생각보다 주기율표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또, 역사속의 과학자들이 만물을 구성하는 물질이 도대체 어떤 특성으로 분류 될 수 있을지를 고찰한 흔적이 보인다.
그 과정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아직 계, 체계가 잡히지 않은 다른 대상을 쉽게 분류할 수 있는 방법도 터득하기에 좋은 감각을 지닐 수 있을 것이다.
프레임
이라는 개념이 그렇듯 사물을 어떤 각도로 바라보느냐는 중요한 문제인데 텅빈 공간에서 특유의 각도로 바라보는 시야는 직감이고 곧 창의성과도 연결된다. 주기율표를 얻기까지의 과학자들의 프레임을 같이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 건설적인 안목을 갖게 해 줄 것 같다.
생각해보라. 내가 과학자이고 원소 주기율표에 반쯤 미쳐있는 사람이라면 내 동료 과학자가 씽크탱크로 머리를 맞대 생각지도 못한 기준이나 방법론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들이 얼마나 흥미로울지를..
아무튼 이 책은 주기율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원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과거의 과학자들도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이 초두에 던진 질문처럼 불이 원소인지 착각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불은 연소의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빛은 광자이고 열은 에너지이니 원소는 아니다. 광자는 입자 즉, 입자는 원자를 구성하는 양성자나 중성자 혹은 전자와 같은 레벨의 물질이다.
어릴적 “제5원소”라는 영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원소를 호기심의 대상으로 접하기 시작했었는데 세상에 흔한 4원소 역시 그리스 시절 세상을 구성하는 근원 물질을 탐구한 철학자와 과학자의 산물이다.
물, 불, 흙, 금속 이런 것들이야 말로 우리가 눈으로 가장 쉽고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물질이니 그런 생각이 당연하다. 이처럼 지금 우리의 평범한 시각에서 출발하여 과학자들이 개척한 모험 이야기를 듣는 것은 할만하다.
처음부터 전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슈뢰딩거의 방정식을 아는 것을 전제로 출발한다면 영 재미가 없을 것이다. 물론 이 책에도 슈뢰딩거의 방정식이 나오긴 하지만 처음 등장하는 것과 끝판왕으로 등장하는 것은 이야기의 격이 다르다.
이 책의 가치는 지금까지 언급한 일상의 언어에서 출발하여 과학을 모험하는 난이도 측면에 있어 비벼볼만한 책이라는 점과 주기율표를 중심으로 과학자들의 좌충우돌 속에 주기율표 등이 지니는 진정한 의미를 알게되어 남다른 직관과 창의성을 얻을 수 있다는 점으로 정리할 수 있을 듯 하다.
주기율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이지만 대부분의 구성은 화학의 원리와 원소를 발견하고 분석하는 과정의 과학자들의 성취와 일화로 구성된 짧막한 글들의 모음이다.
어떤 특정한 방향성이 있거나 심화하는 과정의 구성이 없기에 각 파트 궁금한 부분부터 쉽게 읽어나갈 수 있는 가독성이 장점이다.
예를 들면 인간의 소변이 주성분인 요소는 고작 CH4N2O인 평범한 분자라는 사실, 다른 물질을 금으로 바꾸는 연금술사의 한계는 원소를 바꾸기 위해서는 원자핵을 바꿀 수 있어야 하는데 너무 작은 데다 숨어있기에 현 수준으로는 전자를 조정하는 것이 한계라는 사실 등 재미있고 평소 궁금했던 주제들
이 담겨있다.
아마 화학과 관련되어 그동안 궁금했던 이야기는 이 책에서 다 설명해주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양자역학이 주기율표의 완성에 도움을 주었다는 파트가 가장 흥미진진했던 부분이었다. 특히, 슈뢰딩거 방정식
을 대충만 알고 있어 한 번 즈음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하고 싶었는데 이 파트와 부록에서 방정식 하나하나의 변수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매우 유익했다.
이 책은 예비 과학자들에게 가장 귀한 책이 될 것이다. 주입식 교육을 살아있는 교육으로 접할 수 있는 좋은 길잡이임은 물론 학생 시절의 축복인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책이며 세상을 바꿔나갈 더 좋은 질문을 위한 직관을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물론 일상에서 궁금했던 사실들을 충족시킬 수 있기에 일반 성인들의 교양서로도 손색이 없다. 매일 맛집 고르느라 여념이 없는 우리의 일상에 한 번 쯤은 맛을 구성하는 기본 물질들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결합하여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또 어떻게 결합하면 세상에 없던 가치 있는 물건을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것도 즐거운 모험이 될 수 있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