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샐러리맨, 아인슈타인 되기 프로젝트



김영사 출판사의 "샐러리맨, 아인슈타인 되기 프로젝트(이종필 저)"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표지


신의 레벨에 도달하기 위한 일반인들의 도전기. 아인슈타인 중력장 방정식에 도달하기까지 인류의 통찰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음은 물론 거인의 어깨에 오르기 위한 일반인들의 노력과 감동이 함께 담긴 명작.

신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어떤 전율이 흐를까? 그것은 감동일까? 지적 욕구를 채우는 길이 될 것인가? 쉽게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는다면 그 느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비슷한 표현으로 저자는 “미적분을 알면 세상이 달라 보입니다.”라는 표현을 썼다. 2장의 소제목이기도 하며 책 중간중간마다 여러번 인용된 표현이다. 세상이달라보인다

수십 년 전 식스센스라는 영화가 개봉되며 반전이라는 단어는 한 시대를 주름잡는 문화 트렌드이자 키워드로 군림했다. 나 역시 영화 마지막의 반전에 꽤 흥미를 느꼈지만 식스센스급의 반전조차도 신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전율에는 비할 수가 없다고 표현한다면 수학이나 물리학에 관심이 없는 독자도 조금은 흥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일찍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책? 사람이 신의 경지에 조금이나마 도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일련의 과정을 담은 저자의 노력과 경건한 의도를 생각할 때 최대한 담담하고 진실한 소개를 하고 싶지만 가진 실력과 표현력으로는 이 책을 소개하는 일조차 쉽지 않다는 것을 통감한다.

우리 대부분의 일반인들도 사칙연산은 안다. 그런데 중력장 방정식은 대부분 모른다. 그 두가지 사이의 징검다리를 놓는 책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신의 생각과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책이라고 소개한다면 그나마 내 수준에는 최선인 것 같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전을 하다보면 잠시 길을 잘못 찾아 엉뚱한 방향으로 갈지언정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는 대부분 도달한다.

사칙연산에서 중력장 방정식까지 알아가는 것도 그런 과정이라 생각한다면 언젠가는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과연 그 두 주제 사이에는 어떤 과정이 숨겨져있길래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력장 방정식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일까?

중력장 방정식까지 알아가는 과정 중 도달할 수 없는 장애물은 어디쯤일까? 무엇이 그리 어려운 것일까? 적어도 그냥 모르는 것과 무엇을 모르는 것인지 정도는 “아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다행히 이 책은 우리와 비슷한 일반인들의 탐험 여정이 기록되어있다. 어려운 부분에서 식은땀을 흘리게 될 타이밍에 반대편에서 똑같이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과거의 백북스 회원들이 우리와 함께한다.

복잡한 신의 진리 속에서도 중간중간 일상이 등장하고, 학문의 완성을 위한 여정에 흘러가는 세월의 낭만이 함께 묻어나기에 진리를 이해하기 위한 여정이 그리 고되거나 외롭지만은 않을것이다. 낭만

신의 진리를 엿보는 이 여행의 구성은 저자 특유의 통찰로 잘 정리한 아래 그림에 간결하게 요약되어있다. 이 일반상대성이론 도식에는 일반인들이 무서워하는 기호에 대한 막연한 공포를 잠재워주는 효과도 담겨있다. 알 수 없는 기호로 출발해도 화살표를 따라 침착히 내려가다보면 사칙연산 - 정확히는 고교 수준의 수학 - 까지 도달해 볼 수 있다. 도식

책 뒷 표지에는 이러한 통찰이 더 구체적으로 담겨있는 부록이 있다. 3면의 사이즈로 한 장에 깔끔하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을 정리한 강의 흐름도인데 기억의 반감기에 따라 잊혀지는 부분을 강렬히 되뇌이며 중력장 방정식의 이해에 이르는 거인들이 쌓아올린 지식의 끈을 놓치지 않도록 결국 거인들의 어꺠에 올라볼 수 있는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강의흐름도

구체적으로 고교 수학 수준에서 출발하여 아인슈타인 중력장 방정식에 이르는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긴 여정을 즐길 수 있다. 위의 도식도만 보면 이 과정을 내가 과연 쫓을 수 있을것인지 큰 의심이 들겠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초반부, 후반부 도합 200 페이지 정도는 수학보다 일상의 언어가 가득하다. 백북스 회원들의 감동과 눈물 그리고 저자의 생각과 본 강의의 흐름이 기록되어있다. 마치 롤러코스터 출발 지점 천천히 올라가며 다가올 짜릿함과 공포를 즐길 수 있는 구간이 제법 길다.

본격적인 수학 강의는 100페이지 정도에서 시작하는데 여기서 200페이지 정도까지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도입부는 수알못조차도 우습게 보는 집합으로 시작한다. 집합은 왠지모를 자신감을 준다. 강의계획서

그 이후 또한 고교 수학. 그 중에서도 인문계 수학까지 다루고 있다. 핵심 내용은 역시 미적분인데 인문계 수준까지 학습하는데다 저자 특유의 통찰로 직관으로도 쉽게 미적분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즉, 왠만하면 200페이지까지는 무난하게 쫓아올 수 있을 것이다.

수학에 자신감이 있거나 수학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방금 소개한 불과 100페이지에 불과한 분량으로 인문계 고교수학을 거의 모두 정리할 수 있음에 놀랄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수학 시간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아 포기하고 강제 암기하고 넘어갔던 부분들 조차 막힌 혈액 순환 뚫리듯 해결되는 현상에 연달아 놀라게 될 것이다.

이후 삼각함수와 지수, 로그 함수의 미적분을 필두로 이공계 고교 수학을 정리하고 나면 벡터 세계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는 곧 벡터를 일반화 시킨 텐서를 만나게 되는데 그 중 측량텐서의 행진에는 약간 정신이 혼미해진다. 크리스토펠 기호, 리만 텐서, 리치 텐서, 아인슈타인 텐서를 거치면 적어도 수학적으로는 목표로한 궁극의 방정식에 도달하게 된다.

새학기가 시작되면 수학에서 물리학으로 주제가 넘어간다. 속도, 가속도 등 뉴턴의 고전역학을 시작으로 오일러-라그랑주 방정식을 거쳐 일반상대성 이론을 정리하게 되고 이 즈음되면 방정식의 실체를 어렴풋하게 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위대한 방정식의 해를 구하는 슈바르츠실트 풀이는 더욱 심도있는 이해를 도와주며 신의 진리를 세상에는 어떻게 접목해 볼 수 있을지 간간히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장면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몇년 전부터 AI에 반쯤 미쳐있는 나로써는 정말 감회가 새로웠다. AI에 쓰이는 기술 대부분이 이 중력장 방정식에 이르는 과정과 너무도 닮아있다. AI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런 거인들의 어꺠위에 올라와 앉은 것에 불과하다.

읽는 내내 거스름돈만 계산할 수 있으면 되지 미적분이 밥먹어주냐고 비아냥 거리던 주변의 흔한 인물들이 스쳐 지나갔다. 미적분이 알파고를 만들고 AI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중력장 방정식처럼 신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신의 진리를 세상에 녹이는 아이디어나 구현, 공학적 측면도 큰 의미가 있지만 순수하게 세상의 섭리를 이해해나가는 진리탐구의 즐거움도 만만치 않다.

읽는 내내 너무 많은 영감과 막혀있던 어리석음이 뚫리는 짜릿한 경험은 세속의 찌든 스트레스를 날려주고 순수하게 몰입할 수 있는 즐거움을 주었다. 너무 많은 것들을 일일이 소개하기엔 지면이 부족하니 대표적으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했던 위대한 출발점인 미적분을 통해 얻은 영감을 짧게 소개할까 한다. 미적분

미분을 직관적으로 설명하자면 순간변화율이다. 기하학의 힘을 빌리면 시각화가 지원되니 이해하기 더욱 쉽다. x축의 변화량 대비 y축의 변화량이다. 극한의 개념이 도입되면 x변화량이 무한소에 가까워지니 접선의 기울기가 되기도 한다.

이는 수학적인 개념이므로 물리학과 같은 실체에 접목하면 흔히 예시로 드는 순간 속도가 미분의 한 예시가 될 수 있다. x축은 시간, y축은 거리라고 구체적인 물리량을 대입한다면 현실을 통해 더욱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며 미분의 진짜 위대한 위력은 무엇일까 참 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세상의 그 어떤 중요한 요소도 無로 돌릴 수 있는 장치라고 해야 할까?

공간 3차원, 시간 1차원에 현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공간 4차원 이상의 시각화를 상상도 할 수 없듯 신의 진리를 이해하기에 우리의 능력은 너무도 부족하다. 복잡한 연산과 추상화의 반복에 이르는 사고를 위해 펜과 종이의 도움도 필요하고 복잡한 것을 단순화시키는 스킬도 활용해야 한다.

다행히도 인류 역사속의 위대한 거인들은 적어도 지금까지 어떻게든 방법을 강구해 냈다. 미적분은 부족한 우리의 능력에 날개를 달아주는 위대한 수학적 도구였고 그 위대한 방법 중 하나였다.

위 그림에서 보듯 적분은 미분의 역산이다. 이해가 되든 되지 않든 수학 시간에 강제로 그렇게 암기하라고 했다. 이 위대한 신의 수준에 이르는 스릴 넘치고 재미있는 탐험의 여정에 식스센스의 반전을 스포하는 것 이상의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저 문제 하나 잘 풀자고 좋은 대학가자고 이 위대한 탐험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이 정녕 교육과정이라 할 수 있는 것인가 궁금했다.

제로투원에서 피터틸이 그랬듯 “당신들이 아는, 당신들이 알려준 방법대로 풀어야 100점을 맞는다.”의 개념을 늘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00점을 뛰어넘는 방법은 불행히도 채점자가 알지 못하니 0점이 된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적분으로 면적을 구하는 문제에 있어 흔히 말하는 구분구적법 즉, 가느다란 세로선을 미세하게 무한으로 쪼개 합하여 면적을 얻는 방법을 적용한다면 면적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은 고교 과정을 마친 사람이라면 대부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부분이 있다. 미분은 y변화량/x변화량 즉, 기울기이기에 정확히 적분이 미분의 역산이 되려면 기울기를 더하면 면적이 된다는 것인데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확히는 변화하지 않는 면적을 따로 떼어두고, 변화하는 면적 중 x변화량 * 기울기를 해야 정확한 y변화량을 구할 수 있고 면적은 가로 * 세로이니 그렇게 세로값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을텐데 왜 기울기만으로 역산이 가능한 것인지 한참을 생각했다.

결론은 x변화량이 무한소로 작아지면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되기에 기울기만으로도 면적을 구할 수 있다는 결론에 다다랐는데 수학적으로 증명하기엔 실력이 부족하고 표현력도 부족하여 조금 더 고찰하고 정리되면 별도의 리뷰를 남겨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놀라운 전율이 흘렀던 부분은 없어선 안될 중요한 변수조차 없앨 수 있는 미적분의 힘이었다. x를 무시하고 y만 고려할 수 있는 이 복잡한 신의 진리를 이해하기에 너무도 부족한 인류의 지능이 잠시 숨쉴 수 있게끔 중요한 고려 요소 하나를 없앨 수 있다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다.

곱셈에서는 1이 별 것 아니지만, 덧셈에서는 0이 별게 아니다. 미적분은 마치 곱셈의 1과 덧셈의 0의 성격을 함께 내포하는 듯 하다. 무한소로 보내서 무시할 수 있는 델타x는 과연 0인가? 0이 아닌가? 과연 1인가? 1이 아닌가?

세상에는 0도 있지만 null도 있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값. 그렇다면 델타x는 과연 null인가? null이 아닌가?

어쩌면 아인슈타인은 미적분에서 시간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힌트를 얻은 것은 아닐까? 거리변화량/시간변화량에서 시간변화량을 무시해도 가능하다는 것은 시간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무시인가? 양립인가?

위 일련의 생각들은 논리적으로 비약이거나 오류가 즐비할지도 모르겠다. 그저 이 책을 읽으며 내 사고의 한 단면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을 제대로 소개하는 방법일 것 같아 부끄럽지만 일련의 과정을 적어둔다.

앞서 언급했듯 이 책은 600페이지가 약간 넘는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떠올랐던 영감이나 아이디어, 통쾌하게 정리된 수학적 지식 등을 정리하며 느낀점을 정리한다면 6000페이지도 넘게 될 것 같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한마디로 깔끔하게 정리할 수는 없지만 참 많은 행복과 사고, 기쁨, 만족, 감동을 전해주는 책이다. 아마 고전과 비교해도 적어도 일반인에게는 손색이 없는 책이다.

개인 일신의 영광과 업적을 포기하면서까지 과학의 문화화, 대중화를 위해 세상에 공헌하고 또 이 과정을 더 많은 대중들이 접할 수 있게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세상에 환원한 저자께 머리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이런 멋진 책을 만들어낸 출판사 관계자 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이 책을 남녀노소 가리지 말고 모든 사람이 읽었으면 한다. 세상 지식의 최전선에서 인류가 쌓아 온 지식을 마음껏 느끼고 신의 세상도 잠시나마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기회는 정말 흔치않을 것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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