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게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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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미디어
출판사의"게임 전쟁(스티븐 켄트 저/심백선 역)"
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2000년대를 중심으로 비디오 게임을 재패하기 위해 노력했던 게임 업체 및 경영진들의 역사와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은 책.
음악을 듣고 있으면 오래된 앨범 속의 사진을 넘기듯 그때의 추억이 떠오른다. 이 책은 한창 게임을 즐기던 학창시절의 내 추억으로 인도한다.
학교에서는 게임을 하기 어려웠으니 주로 하교 후 게임을 즐기곤 했는데 시간대가 저녁이다보니 기억나는 풍경 또한 저녁 노을이 많고 당시에는 시골에 살았기에 더욱 추억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책이다.
90년대 당시에는 PC 한대 접하기가 그렇게 힘들었는데 386 컴퓨터 한 대를 어렵게 구한 친구 집에 슈퍼패밀리를 장착하고 팩을 꼽아 하루종일 정신없이 게임을 했던 기억이있다.
슈퍼마리오를 중심으로 아케이드를 즐기다보니 어느덧 오락실이 성행했다. 스트리트파이터, 철권 그외에도 각종 비행기 슈팅 게임은 농구만큼이나 방과 후 상당 시간을 잡아먹게 했다.
대학 들어가기 전 90년대 말이 다가오자 액티비전에서 출시한 스타크래프트는 혁명이었다. 오락실은 어느덧 현저하게 눈에서 사라져갔고 PC방이라는 새로운 천국이 열리는 듯 했다.
대학 초창기까지 스타크래프트는 선풍적인 열기를 끌었고 당구장이라는 유행을 접한지 얼마되지 않아 당구는 취미활동에서 사라져갔다.
프로그래밍을 전공으로 둔 나는 PC 게임에 관심이 많았는데 게임 잡지 부록으로 들어있던 평가판 혹은 번들 게임 CD를 처음 뜯을 때 꽤나 두근거렸던 기억이 난다.
더욱이 MS가 전국 PC 시장을 석권하면서 지원한 다이렉트X를 처음 배웠을 때의 설렘도 생생하다. 앞으로는 이 다이렉트X가 PC 게임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거라는 친구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밤새며 동아리방에서 다이렉트X를 공부했던 기억도 난다. 리눅스 신봉자가 윈도우를 공부하니 왠지 변절자가 된 생각이 들어 양심은 또 왜이리 찔리던지..
사회 생활을 시작하고나선 좀처럼 게임을 즐길 기회가 없었다. 다만 입사 후 어떤 컨퍼런스에서 경품추첨에 당첨되어 처음 즐길 수 있었던 닌텐도 wii는 충격 그자체였다. 손가락으로만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게임이 닌텐도 스포츠를 즐기면서 온몸으로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런데 닌텐도라는 천재같은 회사조차 2000년 후반이 되어서야 빛을 발했을 뿐 그 안의 시장의 파이를 차지하기 위한 굵직한 회사들끼리의 경쟁과 경영진들의 머릿속 생각을 이 책을 통해 접해보니 또 다른 신선함이 있었다.
아무튼 이런 저런 추억이 주마간산처럼 지나가며 또 한편으로는 엑스박스로 이어진 다이렉트X와 같은 기술이 어떻게 등장한것인지 어떤 시련을 거치며 시장을 재패하고 다시 빼았겼는지 우리 세상을 좌지우지했던 당시엔 신과 같이 보였던 거물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웠다.
이 책은 1990년 대 이후로 기자로 활동하며 비디오 게임 산업의 흥망성쇠를 모두 지켜봤던 산 증인인 켄트가 저술한 책이다. 그렇기에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던 게임 개발자와 업체를 중심으로 펼쳐진 비하인드 스토리와 당시 현장을 살아있는 것 처럼 생생하게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게임 매니아들 사이에 꽤 널리 알려졌던 게임의 시대라는 책을 저술했던 저자로도 유명한데 이번 책은 전작에 담았던 역사도 드문드문 등장하며 특히 2000년대 초반을 중심으로 강력했던 소니, 닌텐드, MS
의 게임 시장 석권을 위한 경쟁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독자가 어떤 목적으로 이 책을 접하느냐에 따라 이 책은 카멜레온 같은 다양한 장르로 변할 수 있다는 묘미가 있다.
나같은 게임을 좋아했던 독자에게는 과거 추억
으로의 여행에 일조하는 책이 될 것이고, 학창시절 마니아 친구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으나 정확한 팩트를 수집할 수 없어 목소리 큰 놈이 이겼던 주장의 실체를 하나씩 확인하며 미소 짓는 계기도 있을 것이다.
한편 게임의 역사를 정리해보고 대중의 트렌드
를 파악해본다거나 미래 게임 산업의 흥망성쇠와 번쩍이는 아이디어
를 얻길 희망하는 기획자 계층의 독자들에게는 굵직한 획을 그은 인물들의 대화를 생생히 접할 수 있는 보물상자 같은 느낌도 들 것이다.
반면 게임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는 돈과 경제 그리고 시장을 중심으로 거대 회사들이 시장을 재패한 접근법이나 경영전략 혹은 독자 수요층을 수치적으로 분석하고 의사결정
에 도움이 되는 직관을 형성하는데 도움되는 마치 위인전 같은 느낌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목적이든 게임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소소한 행복을 가져다 줄 서적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