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인간이 된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한빛비즈 출판사의 "인간이 된다는 건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임재성 저)"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표지


저자, 니체, 쇼펜하우어가 바라본 괴테의 여정. 괴테는 우리 인생 그 자체.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그리고 파우스트. 정확히 누군지는 몰라도 정확히 어떤 작품인지는 몰라도 이 두 단어를 들어보지 못함 사람은 찾기 힘들 것이다. 파우스트라는 대 역작을 어떻게 완성했는지는 감히 상상도 못하겠거니와 그나마 완전히 음미하여 읽어 본 이는 얼마나 될런지..

나 역시 존경하는 아인슈타인의 극찬 그리고 역사상 최고의 천재로 불리는 괴테가 20대에 쓰기 시작해서 생을 마감하기 1년 전에 완성한 대 역작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감히 이 책을 만분의 일이라도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지금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지만 희곡에 등장하는 수많은 등장인물들 덕분에 인간의 본성을 다각도에서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과 메피스토펠레스라는 악마의 유혹에 넘어간 파우스트는 선명히 기억난다.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인간의 본성과 인생을 하나하나 퍼즐 조각 맞추듯 완성해 나간 것 처럼 나 역시 청소년기의 나와 사회초년생이 된 나 그리고 현재 중년의 내가 다양한 각도로 인생을 바라보며 퍼즐을 맞춰 나가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볼 때마다 달리 보인다. 예전의 생각은 허물어지고 다시 재구성된 관념은 또 한 번 무너지고 다 무너진 줄 알았던 관념은 불씨가 살아나 또 다른 관념을 불태운다.

괴테에게 감사한 것은 늘 인생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 - 저자는 이를 향상심이라 표현했다 - 그리고 가장 감사한 것은 이를 기록으로 남겼다는 것이다.

다시 본 리뷰 도서로 넘어와 이 책을 읽고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앞서 언급한 다양한 관점의 존재이다. 저자 역시 괴테의 향상심을 본받아 괴테와 파우스트 그리고 인생에 대한 이해에 최선을 다한듯 하다.

본인의 시각만으로는 부족하다 판단했는지 직선의 글이라 표현한 니체와 쇼펜하우어의 견해도 차용한다.

위대한 괴테를 위대한 진리를 그리고 인생을 혼자 밝혀나가는 것은 극도로 외로운 일이고 괴로운 일이다. 부족한 내게 같이 푸념이라도 늘어놓을 수 있는 저자, 니체, 쇼펜하우어, 그리고 각종 명저와 명언들이 등장하니 생각보다 제법 걸을만 했고 인생 중년의 시점에 외롭지 않고 따뜻했고 예전보다는 괴테의 말이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다.

"사랑했노라. 괴로워했노라. 그리고 배웠노라."

괴테가 말년에 자신의 삶을 축약한 문장이라고 한다. 아직 말년은 아니지만 내 인생 역시 돌이켜보면 이 정도로 축약이 가능할 것 같다. 또한 앞으로의 인생도 그럴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태어나는가 사랑

사랑의 위대함은 연인, 종교, 부모님, 자식 등 다양한 관계에서 살며 깨닫는 영역이고 다양한 책 심지어 노랫말들이 끊임없이 저마다의 정의를 내리고 있지만 괴테가 슈타인부인에게 보낸 편지에 수록된 이 글만큼 훌륭히 정의 내린 글을 본 적이 없다.

배웠노라.

인생은 끊임없는 배움의 연속이다. 괴테의 향상심은 아마 파우스트의 욕망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괴테의 배움 행보를 추적하는데 저자가 좋은 이해의 틀을 제공한다. 바로 트리비움 구조이다. 트리비움 구조

문법은 남의 것이다. 이를 진정한 내것으로 만들어 내는 단계가 논리학이다. 또 이를 표현할 줄 알아야 하는데 이 영역이 수사학이다. 표현할 줄 모른다면 사실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닌 것이다.

요약하지면 이 책은 저자가 바라본 괴테의 여정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이를 6개 장으로 재구성해 기록했다. 조졸하지만 배움에 한 껏 미쳐있는 나에게는 특히 와닿는 장이 3장이다.

“진실은 신과도 같아서 직접 우리 눈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우리는 드러난 징후들을 통해 그것을 알아내야먄 한다.”

괴테는 참된 것은 후세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했다. 위대한 인물들의 본질 그리고 진실에 대한 생각도 유사하다. 본질

우리 대부분의 일반인들이 살면서 누구보다 치열해 본 적이 얼마나 될까? 괴테보다 치열하긴 더욱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운명의 이끌림에 혹은 무언가의 갈증에 어떤 영역과 사건에 있어서만큼은 적어도 평균보다는 치열하게 살아본 적이 분명 있을 것이다.

나는 잘은 모르겠지만 거대하고 어려운 괴테에 빠져드는 유일한 길이 이 각자의 치열함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과정에 도움을 주는 괴테에 오르는 계단중에 이 책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보다도 힘들었고 치열했던 삶의 한 순간을 간직한 사람에게는 분명 이 책 그리고 나아가 괴테의 글이 와 닿을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200년 남짓 세상에서 가장 치열하게 살다 간 선배의 흔적이 그 무엇보다 큰 위로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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