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확률의 춤



루미너리북스 출판사의 "확률의 춤(김상현 저)"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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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이 추는 근사한 춤을 감상하다보면 어느덧 세상이 움직이는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

세상을 움직이게 만드는 메커니즘은 확률이다. 아니 더 정확히 표현하면 세상이 움직이는 원리를 확률로 표현하면 기가막히게 들어맞는다.

이 책은 세상이 움직이는 원리를 확률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 책이다. 로또, 주식, 날씨, 선거와 같은 우리의 일상에서 양자역학에 이르기까지 확률이 춤추듯 일어나는 현상들을 담은 책이다.

확률은 정말 어렵다. 개인적으로 수학을 참 좋아함에도 솔직히 피하고 싶고 두려운 유일한 주제가 확률이다.

그런데 인생이 참 재미있다. 돌이켜보면 정말 가기 싫은 길이 있는데 그 길은 사실 성공의 지름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확률을 그렇게 피해다녔는 데 지금은 확률이 가장 중요한 AI로 밥을 먹고 살고 있다.

확률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 일단 불확실성 문제로 계산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태어나 처음 맞닥드리는 수학 문제부터 마음에 안든다. “적어도 한 번 앞면이 나올 확률”이라는 표현은 정말 억지스럽다. 누가 그렇게 많은 조건을 함유한 현상을 정확히 계산하길 원한단 말인가?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직관을 위배하는 현상들이 제일 중요한 원인이라 생각한다. 미적분을 발명한 천재 라이프니츠 조차 주사위를 2번 던졌을 때 합이 11일 경우와 12일 경우가 같다고 착각했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사위를 2번 던졌을 때 합이 11일 경우는 2가지 경우의 수(5+6, 6+5)가 존재한다. 그런데 합이 12일 경우의 수는 사실 2가지(6+6)여서 각각 확률이 다르다.

그럼에도 우리의 직관은 주사위를 던지면 1 ~ 6이 고루 나온다는 사실에 착안한다. 마찬가지로 두번째 던지는 확률도 고루 분산되어있으니 이를 합쳐도 각 숫자들이 고루 나올 것이라는 착각에 빠진다.

이는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일화로 이어진다. 23명만 모이면 생일이 겹칠 확률이 50%를 넘는다는 사실 역시 우리의 직관과 위배된다.

1년 365일이라는 제법 큰 숫자가 23이라는 작은 숫자에 가려져 이기기 힘들다는 직관이 나온다. 23명생일겹침

술자리에 23명 이상 모이는 큰 모임에서 술값 내기하기에 참 좋은 주제다.

이러한 직관을 위배하는 원인은 차원에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마지막 장 무한차원 확률론에는 차원의 저주가 소개된다. 차원의저주1
차원의저주2

차원이란 쉽게 말해 주사위를 1개 던질 때 1차원, 2개 던질 때 2차원, 3개 던질 때 3차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N개라면 N차원이 되는 것이다.

2차원에서는 바깥쪽 20%가 전체 부피의 36%를 차지하는 반면, 100차원에서는 99.999%를 차지한다. 하지만 직관은 경험과 시각화에 기반한다. 3차원을 살고 있어 1~3차원을 들여다보는 우리가 과연 고차원의 현상을 어떻게 직관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불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확률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세상이 그렇게 생겨먹어서다. 따라서 확률을 이용하면 세상의 비밀을 구할 열쇠가 되고, 더 많이 아는 사람에게 이용당하지 않을 수 있다.

로또가 그 좋은 예시이다. 이 책에서 보듯 로또 1게임의 기대값은 약 510원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490원 정도 손해를 보며 1천원을 주고 로또를 산다. 도박사에서 기업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못본 확률의 법칙을 한 단계 더 들여다 본 이들은 그럴싸한 방식으로 우리의 호주머니를 털어간다.

수학 시간에 그렇게 기댓값을 계산하고도 뒤통수를 맞는다.

세상의 진리를 알고 싶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원주율 π는 어렵지만 정말 친숙하다. 학창시절 수학에서 기호로 표기한 숫자 중 가장 많이 접한 숫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런에 의외로 주위에 π를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면 아무도 대답을 못한다. 뭔가 분자를 분모로 나누어야 겠다는 생각에 빠졌다가 분자나 분모가 어떤 숫자인지 생각해보고는 포기한다. 그렇게 친숙하고 많이 본 숫자인데 그 본질조차 모른다.

분모와 분자가 정해졌다면 이미 분수로 표현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고 이는 유리수라는 의미이므로 π라는 기호를 쓸 필요조차 없어진다.

이런 한계 때문에 이 문제에서도 확률을 이용한다. 몬테카를로 기법이 그 대표적인 예시인데 역시 분수를 이용하기는 한다. 한변의 길이가 2인 정사각형 안에 원을 넣으면 원의 넓이는 π, 정사각형의 넓이는 4이다.

즉, 사각형 안의 점 하나를 무작위로 꺼내면 그 점이 원안에 있을 확률은 π/4가 된다. 즉, 무한에 가까운 점을 찍어두고 꺼내고 대수의 법칙을 이용하면 π/4에 가까워질테니 여기에 4를 곱하면 π를 구할 수 있는 셈이다.

이렇듯 이 책에 등장하는 확률의 춤은 수려하고 신비롭고 환상적이다. 그 춤을 감상하는 관점으로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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